대타 지휘봉 ‘4개월 초짜’ vs 초일류 군단 ‘10년 대장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4일 03시 00분


[WORLD CUP Qatar2022]
4강 모로코-프랑스 지략대결 관심
돌풍 모로코 라크라키 감독… 우승 0순위 프랑스 데샹 감독

그래픽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모로코와 프랑스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22위 모로코 사령탑인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47)은 올해 8월 31일 모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대회 개막 세 달도 채 남지 않았을 때다. A매치(국가대항전)를 지휘한 경험은 이번 월드컵 8강전까지 5경기를 포함해 8경기(5승 3무)가 전부다. FIFA 랭킹 4위 프랑스를 이끄는 디디에 데샹 감독(54)은 10년 넘게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참가 32개국 감독 중 최장수 사령탑이다. 14일 현재 A매치 137경기(88승 27무 22패)를 지휘한 베테랑 감독이다. 두 감독의 연봉은 데샹이 350만 파운드(약 56억 원)로 65만 파운드(약 10억4000만 원)의 라크라키보다 5배 이상 많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라크라키 감독은 선수 시절 모로코 국가대표 수비수로 9년간 뛰면서 A매치 45경기에 출전했다. 1998년부터 약 10년간 주로 프랑스 리그 클럽에서 뛰었다. 2012년 모로코 대표팀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FUS라바트(모로코), 알두하일(카타르), 위다드AC(모로코) 등에서 클럽 팀 감독을 지내며 리그와 아프리칸컵 우승을 경험했다. 302경기에서 139승 95무 68패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명장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51)에 빗대 ‘모로코의 과르디올라’로 불렸다.

전임자인 바히드 할릴호지치(70)가 올해 8월 모로코 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된 뒤 라크라키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됐다. 당시 모로코 내에선 민머리인 그를 두고 ‘아보카도 머리’라 부르며 마뜩잖아 했다.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일본 대표팀 감독 등을 지낸 할릴호지치에 비해 이름값이 너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감독 부임 후 4개월 만에 자신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틀라스의 사자’ 모로코 대표팀은 엔트리 26명 중 14명이 모로코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이민자 가정 출신이어서 단합에 우려가 있었지만 같은 배경을 가진 라크라키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AS로마(이탈리아)의 조제 모리뉴 감독(59)은 “라크라키 감독은 팀을 아주 잘 조직했다. 경기 중 포메이션을 바꾸는 데도 능숙하다”며 “위험을 감지했을 때 수비에 많은 선수를 배치해 경기를 통제하는 점이 돋보인다”고 했다.

데샹 감독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세계적인 명장이다. 2012년 7월 8일 ‘레블뢰 군단’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준우승,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 시절엔 1998년 자국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다. 마리우 자갈루(91·브라질), 프란츠 베켄바워(77·독일)와 함께 월드컵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3명의 축구인 중 한 명이다.

선수 시절 데샹 감독은 ‘포지션이 캡틴(주장)’이라 불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넘쳤다. 감독이 된 뒤로도 ‘장군’으로 불렸다. 선수들을 장악하는 힘이 그만큼 탁월했다는 의미다. “나는 프랑스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데샹 감독은 스타 선수가 많은 프랑스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과 원칙에 맞는 선수들을 골라 뽑아 팀을 운영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모로코#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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