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 “400명 폭도들, 최대 10년형”…교수형 부활·‘대량 사형’ 우려도

이란 사법당국이 반정부 시위 관련 혐의로 체포된 400명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리 알가시-메어 테헤란주 대법원장은 13일(현지시간) 판사들이 이란의 강경한 신정 통치를 거역하는 모든 시위자를 일컫는 공식 용어인 ‘폭도들’(rioters)에게 이 같은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주 사법부 온라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160명 5~10년, 80명 2~5년 나머지 160명이 최대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번 선고는 테헤란주에 한정이며 나머지 32개 지방법원의 판결을 고려하면 시위 관련 전체 형량은 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9월중순 시위가 촉발된 이래 전국에서 1만40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OHCHR)는 이란 당국의 발포·구타 등 무력을 사용한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최소 4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전날 두 명의 친정부 민병대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마지드레자 라나바드(23)에 대한 긴급 비공개 재판을 하고 그를 공개 처형했다. 그는 죽기 직전 수족이 묶인 채 머리에는 검은 가방을 쓰고 기중기에 걸렸고 대중들은 그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모센 셰카리가 칼로 경비원을 칼로 다치게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했다.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는 이번 시위와 관련된 혐의로 20명이 추가 교수형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전날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가 자국에서 여성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위한 캠페인을 벌인 이후 사형 선고받은 데 대해 충격과 고통을 드러냈다.

나스르-아자다니 포함해 6명은 사형 선고를 동반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거나 대기 중이다. FIFPRO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아미르와 함께 연대할 것이며 그의 처벌 즉각 철폐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이에나 앨타하위 엠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부국장은 시위대 교수형은 “이란 사법당국이 현 상황에 과감하게 맞서는 시위대를 향한 보복 조치이자 공포 조장을 위한 억압 방식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란 활동가들은 최근 몇 년간 드물었던 사형 선고가 다시금 공개 교수형 방식으로 부활하는 것은 향후 ‘대량 사형’을 집행할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