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준우승을 이끈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에게 발목을 잡혀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고개를 떨군 채로 교체되는 모드리치에게 크로아티아 축구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모드리치는 14일 오전(한국 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교체 아웃됐다.
경기는 스코어 그대로 마무리 됐다. 벤치에서 일어나 그라운드로 향하던 모드리치는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뛴 아르헨티나의 디 마리아(34·유벤투스)의 위로를 받았다. 이어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동료들을 격려하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모드리치에게) 박수를 쳐줘야 한다”며 “정말 현대 축구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구차철 KBS 해설위원은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이긴 팀이 있으면 지는 팀이 있다는 것이다. 진다고 해서 모드리치 선수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다”며 “패배를 아름답게, 용감하게, 정말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멋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드리치는 4년 전 대회에서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모드리치는 대회에서 가장 빛난 선수가 받게 되는 골든볼을 수상했고, 같은 해 축구선수의 최고 영광인 발롱도르를 받았다.
서른 일곱 살에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도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의 준결승을 이끌며 활약했다. 8강전에서는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꺾기도 했다.
모드리치의 ‘라스트 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프랑스-모로코의 준결승에서 패배한 팀과 3·4위전을 갖는다.
모드리치는 “우리는 아주 좋은 월드컵을 치렀다. 3·4위전에는 동메달이 걸린 만큼 그 역시 따내면 좋은 결과”라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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