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학교 방화 日 30세 남성,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논란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14일 14시 50분


8일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타치카와(30) 피고인이 호송되고 있다. (요미우리테레비 갈무리)
8일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타치카와(30) 피고인이 호송되고 있다. (요미우리테레비 갈무리)
“재일 한국인은 법으로 벌할 수 없으니 최대한 배제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 소재 한국계 국제학교 및 국회의원 사무소 등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본인 남성이 쓴 반성문 일부다.

지난 8일 일본 요미우리테레비의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 다치카와 마코토(30)는 ‘코리아국제학원’와 츠지모토 기요미 의원의 사무소, 창가학회 관련시설 등 3곳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고인은 주거침입, 건조물손괴죄 등 총 3개의 혐의를 받는다.

최근까지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은 기소 내용을 인정하고 “조선인(한국인)을 괴롭혀서 일본에서 쫓아내고 싶었다” “입헌민주당은 일본을 멸망으로 모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다”며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오사카부(府) 지방법원은 구형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조건을 달아 유죄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치적 이견에 대해 폭력으로 대항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으며 국적으로 비난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판시했다.

무단 침입 피해를 본 코리아국제학원의 김순차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범죄라는 점이 간과돼 (양형이) 불충분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헤이트 크라임에 대한 언급도 없었고 실형도 나오지 않아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솜방망이 처벌에 더해 피고인의 반성문은 2차 가해 수준이었다.

한편 일본의 변호사닷컴뉴스 편집부는 피고인이 쓴 반성문에 진정성이 의심되는 구절이 발견됐다고 7일 보도했다. 특히 피고인이 코리아국제학원에 쓴 반성문에는 재일 한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증오가 드러난다.

반성문에는 “북조선(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나 미사일 발사 등의 테러 행위, 생물 살해를 멈추지 않는 행위 등의 정보로 보아 재일 한국인은 일본에 적의를 갖고 있으며, 일본인이라면 뭘 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거라 판단했다”며 “학원 학생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일본인의 목숨과 재산을 빼앗는 존재라고 생각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어 피고인은 “재일 한국인은 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니 힘 닫는 데까지 배제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일본에는 현행법상 차별이나 편견을 동기로 하는 범죄, 즉 ‘헤이트 크라임’(Hate Crime·증오 범죄)을 규정하는 법률이 없다. 따라서 재판부의 양형 판단이 곧 향후 동종 범죄 판결 시 바탕이 되는 판례가 되는 셈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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