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4일(현지 시간)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내년 5% 이상까지 꾸준히 올리고 높은 상태에서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상황에선 내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도 못 박았다.
그는 “오늘 회의에서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크고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우리의 목표인 2% 물가에 도달하기까지 충분히 긴축적 수준에 있지 않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이날 함께 발표된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5.1%라는 점을 거론하며 “SEP에 내년 금리 인하는 없다”며 “역사적 경험은 너무 빨리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시장 과열로 인한 서비스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도 상품 인플레이션은 공급망이 안정되며 잡히고 있고 ‘골칫거리’였던 주거비 역시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55%를 차지하는 비(非)주거비 관련 서비스 물가가 문제다.
이날 내년 최종 금리 기준금리 중간값으로 제시된 5.1%는 5.0∼5.25%를 의미한다. 연준은 내년 0.75%포인트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한 번 더 단행할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중요한 것은 최종 금리 수준과 유지 기간”이라며 “속도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2월에도 적용된다”고만 답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 3월 연속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파월 의장이 내년 금리 인하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금리 선물 거래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라고 믿고 있고 내년 경기침체 때문에 고강도 긴축 지속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을 0.5%로 9월 예상치(1.2%)에서 대폭 낮췄다. 실업률은 현재 3.7%에서 내년 4.6%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0.5%라도 플러스 성장이고, 실업률 4.6%도 여전히 높은 고용 수준을 의미하므로 경기침체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SEP에 따르면 FOMC 위원 2명은 내년 마이너스 성장을 점쳤다. 매슈 루체티 도이체방크증권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예측한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 없이 일어난 적이 없다”며 “연준의 경제 전망은 경착륙을 향해 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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