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매치업이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대결로 결정되면서 유럽의 5회 연속 우승과 남미의 20년 만의 우승 여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21번의 월드컵에서 유럽과 남미 국가는 각각 12차례와 9차례의 우승을 나눠 가지며 세계 축구를 양분해 왔다. 유럽과 남미 국가의 결승 맞대결은 그동안 10차례 있었는데 남미가 7승 3패로 많이 앞선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15일 모로코와의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아르헨티나가 선착해 기다리고 있던 파이널 무대에 올랐다. 역대 세 번째이자 1962년 칠레 대회의 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유럽은 5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남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정상을 밟은 이후로 우승국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가 20년 만에 트로피 탈환을 노린다.
두 나라의 이번 결승전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자리도 걸려 있다. 15일 현재 아르헨티나가 3위, 프랑스는 4위인데 승리 팀은 월드컵 우승에 따른 랭킹 포인트를 쌓으면서 8강에서 탈락한 1위 브라질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세 번째’ 별도 결승전 승리로 챙길 수 있는 전리품이다. 양 팀은 각각 월드컵에서 2차례 우승했다. 이번에 우승하는 팀은 브라질(5회) 이탈리아 독일(이상 4회)에 이어 3회 우승국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가 뛰었던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전은 ‘창 대 창’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4강전까지 6경기에서 13골을, 아르헨티나는 12골을 기록하며 평균 2골 이상 넣는 화력을 보여줬다. 양 팀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차세대 축구 황제’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가 각각 공격의 선봉에 서지만 이 둘 말고도 날 선 발끝을 가진 선수가 많다. 아르헨티나에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넣어 득점 공동 3위인 훌리안 알바레스(22), 1골 1도움을 기록 중인 엔소 페르난데스(21)가 있다. 또 공격의 엔진 역할을 하는 로드리고 데폴(28)도 위협적인 미드필더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도움 3개로 공동 1위인 앙투안 그리에즈만(31), 4골을 기록 중인 올리비에 지루(36), ‘팔방미인’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25)가 버티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린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54)과 감독 경력 5년이 채 안 되는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44) 간의 사령탑 대결도 관심을 끈다. 스칼로니 감독은 이번 대회 32개 참가국 사령탑 중 가장 젊다. 2018년 8월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기 전까지 A매치(국가대항전) 36경기 무패(26승 10무)를 이끌었을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2년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데샹 감독은 이번 대회 참가 감독들 중 최장수 사령탑이다.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프랑스를 정상에 올려놓은 그는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축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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