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리드 라크라키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47·사진)은 15일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에 0-2로 패한 뒤 “오늘 졌다고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이룩한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원국 그리고 아랍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4강까지 올랐다.
라크라키 감독은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싶었고 모로코 국민들이 계속 꿈을 꿀 수 있도록 승리하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기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프랑스와 경기를 치르면서 ‘진짜 챔피언’을 만드는 건 ‘작은 디테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우리도 그런 디테일을 갖춰 이런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계속해 “프랑스에 축하 인사를 전한다. 결승에서 프랑스가 승리하기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라크라키 감독은 파리 교외에 있는 코르베유에손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적도 보유하고 있으며 프로 선수 생활도 대부분 프랑스 리그에서 보냈다. 단, 국제대회에서는 전부 모로코 대표로 뛰었다.
올해 5월 모로코 클럽 ‘위다드’를 CAF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라크라키 감독은 8월 31일이 되어서야 모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월드컵 시작을 석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라크라키 감독은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결국 ‘모로코인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팀’을 만들었다.
라크라키 감독은 “모로코 축구가 세계 정상과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아프리카 축구도 마찬가지다. 20년 또는 30년 후에는 분명 모로코나 세네갈 같은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 정상에 오를 거다. 그때가 오면 ‘아, 예전에 그 감독이 그렇게 말했었지’ 하고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아프리카 축구의 새 역사는 (크로아티아와 맞붙는) 3, 4위전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꼭 3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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