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한 유명 여배우 체포…혼란조장 혐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8일 19시 24분


올해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영화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한 이란 유명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사진)가 당국에 체포됐다. 알리두스티는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해왔다.

17일 이란 현지 매체를 인용한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리두스티는 허위 정보를 소셜미디어 등에 게시하고 사회 혼란을 조장한 혐의로 이날 체포됐다. 알리두스티 체포 사실은 영화감독 사미야 미르샴시가 외부에 알렸다. 이후 현지 언론 미잔에 보도됐다.

앞서 알리두스티는 8일 반정부 시위 참가자 모센 셰카리(23) 사형 집행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신의 침묵은 억압과 독재에 대해 지지를 의미한다”며 반정부 시위 참여를 호소했다. 또 “이란 정부의 이런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단체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류의 수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디언은 이란 젊은 세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배우로 꼽히는 알리두스티를 체포함으로써 이란 당국이 정부를 위협하는 배우 예술가를 비롯한 유명인도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알리두스티는 2017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영화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은 이란 대표 여배우로 꼽힌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 사에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독일어 영어에 능통한 그는 책 번역도 했다.

그는 당국의 탄압에도 이란을 떠나지 않겠다며 “나는 수년간 매일 저항하며 살아온 내 조국 여성들로부터 용기를 받았다. 나는 (이란에) 계속 머물 것이며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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