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내년에 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시장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기침체와 물가 하락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6일(현지 시간) 미국기업연구소 행사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일단 정점에 다다르면 그 지점에서 1년은 더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고 밝혔다. 로레아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 기준금리가 5%를 훌쩍 넘겨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존 윌리엄 뉴욕 연은 총재는 “서비스 물가 상승을 우려한다”고 해 고물가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뜻을 같이했다.
반면 시장은 연준보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낙관적으로, 경기 전망은 비관적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FOMC 회의에서 가장 놀란 것은 연준이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기존(3.1%)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경기 침체로 결국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선물 거래로 미 기준금리를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서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4%대 후반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시장 예상대로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하면 원-달러 환율이 1130∼1350원대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원화가 세계 증시의 기술주 흐름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 기술주가 오르면서 삼성전자 등의 종목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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