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봉쇄 완화후 사망 급증
병원은 시신 넘쳐나 바닥에 방치”
“사망자 100만명 가능성” 전망도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강도 방역 봉쇄정책을 급격히 완화한 뒤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수도 베이징 병원들은 시신 냉장고가 꽉 차 시신들이 바닥에 방치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홍콩 유력지 밍보가 보도했다. 외신은 화장 시설이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급증한 정황이 잇따르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보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 “17일 베이징 주택에서만 2700명 사망”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중일우호병원 직원은 이날 밍보에 “시신 냉장고가 가득 찼다. 바닥에는 미처 냉동하지 못한 시신 30여 구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제3병원도 “더 이상 시신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장례식장은 냉장용 컨테이너를 구입해 시신을 20∼30구씩 보관 중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밍보는 “베이징 병원 영안실, 장례식장 등 시신을 처리하는 모든 장소에 시신이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19 지정 화장시설 둥자오 장례식장 직원은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하루 24시간씩 일해도 따라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평소에는 하루에 시신 30∼40구를 화장하지만 현재는 매일 시신 약 200구가 도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둥자오 장례식장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영구차 약 30대가 진입로에 줄지어 대기했고 화장시설 굴뚝 세 개에선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밍보는 일부 장례업체 관계자 전언을 인용해 “17일 하루 베이징에서만 자택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베이징 시내 관영 장례식장 12곳에 화장 업무량을 문의한 결과 예약이 이미 꽉 차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한 장례업체 관계자는 “바바오산 같은 대규모 장례식장에서는 하루에 평균 300구를 화장할 수 있는데 아직 화장해야 할 시신이 2000여 구 남은 상태”라며 “일주일 내내 화장해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밍보에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7일 방역 정책 완화 이후 18일까지 코로나19 사망자는 공식 0명이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23일 이후로는 코로나19 사망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는 그동안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에 잘 대응했으며 과학적 근거에 따라 방역 완화 시점을 골랐다고 주장하지만 사망자 급증으로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사망자 100만 명 이를 수도”
상하이는 확진자 급증으로 초등학교 등교수업도 중단될 예정이다. 상하이 교육청은 이날 소셜미디어 위챗의 공식계정에 중3, 고3을 제외한 모든 초·중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에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조치가 중국 최대 명절이자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고비로 꼽히는 내달 춘제(春節·설) 연휴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대 연구진과 미국 워싱턴대 건강분석평가연구소는 봉쇄 완화 이후 코로나19 사망자가 최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각각 내놨다. 코로나19로 헌혈자가 줄면서 중국 각지에서는 혈액센터 비축분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윈난성 혈액센터는 “임신부와 중환자 응급 치료가 위협받고 있다”며 단체 헌혈을 촉구했다고 17일 중국신원왕(新聞網) 등이 전했다.
우쭌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전문가는 관영 베이징청년보에 내년 3월 중순까지 중국에 ‘세 번의 파동’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를 강타하는 첫 번째 물결, 춘제 연휴 전 대규모 이동, 춘제 이후 일터로 복귀하는 세 번째 이동을 계기로 중국 인구 10∼3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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