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발트해 해저의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폭발 사고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비난했으나 몇 달 동안 조사해온 당국자들이 러시아 소행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한 당국자는 9개국, 23명의 외교관 및 정보 당국자들의 평가라면서 “현재로선 러시아가 사보타지의 배후라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는 러시아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하며 일부는 여전히 러시아가 가장 의심스럽지만 어떤 나라에도 책임을 묻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한다.
사건 담당자들은 발트해 해저에서 인양한 파편과 폭발 잔여물을 면밀히 조사해왔다. 지진계로 포착한 폭파 시점은 지난 9월26일이다.
폭발이 고의적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 별도로 조사를 해온 독일 정부의 당국자는 파이프라인 외부에 폭발물이 장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거 감식 결과로는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당국자들이 말했다. 한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번과 같은 사건은 증거 감식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 당국자들과 군부의 통신 내역을 감청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임을 사전에 알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러시아에 책임이 있거나 러시아가 자신들이 관련된 걸 덮으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발언이나 문자가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가장 많이 의심을 받는다. 우크라이나의 민간 기반시설 공격 등 비전통적 전쟁 방식을 적극 구사하는 점이 의심을 사는 일부 이유다. 또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 사이의 결속을 해치고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지속시키려한다는 의심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일부 당국자들은 지도자들이 너무 러시아만 지목하는 바람에 테러 단체를 주목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유럽 당국자는 “각국 정부가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언급을 자제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러시아 소행임을 확신하는 유럽과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동기가 있다고 지적한다. 러시아에게 아무런 수익도 안겨 주지 않는 노르트스트림 1, 2 파이프라인을 파괴함으로써 해저 케이블 등 다른 기반시설도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줘 우크라이나 지원국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자국 수사 당국이 수사를 끝낼 때가지 결론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사건 직후 해상 정찰을 강화했다.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을 위한 해저 파이프 9000㎞를 보유한 덴마크는 사건의 배후가 끝내 밝혀지지 않는 상황을 우려해 영국, 프랑스, 독일과 함께 해상 정찰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있을 수도 있는 공격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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