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대표적 앙숙으로 2016년부터 외교 관계가 단절된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이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에 나섰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21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하루 전 요르단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과 만나 회담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아랍어로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을 파이살 장관과 함께했다”고 썼다. 이란이 쓰는 페르시아어가 아니라 사우디가 사용하는 아랍어로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관계 회복에 대한 이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살 장관은 “사우디는 중동 안정을 위해 이란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두 장관의 만남은 20일 요르단에서 열린 ‘중동 국가 지도자 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이라크, 터키, 이집트,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프랑스, 유럽연합(EU) 정상 혹은 외교 수장이 참석하는 회의로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종파, 언어 등이 다른 두 나라는 중동 패권을 두고 대립해 왔다. 특히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강한 반대에도 자국 내 시아파 유력 성직자를 처형하자 단교했다. 두 나라는 시리아, 예멘 내전 등에서도 각기 다른 쪽을 지원하며 일종의 대리전쟁을 벌였다.
두 나라는 지난해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네 차례 회담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 이란은 ‘히잡 의문사’가 촉발한 자국 내 반정부 시위를 사우디가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외교 장관 회동이 오랜 갈등을 해결할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