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전’은 없었다. 러시아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을 무차별 폭격해 주민 10명이 숨졌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후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밀려 포기한 지역이다.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정확히 10개월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공습의 또 다른 공격물결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 지 몇 시간 후,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탈환된 헤르손에 대한 러시아군의 기습 포격으로 10여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야로슬라프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크리스마스 전날인 주말에, 러시아군은 도심을 공격했다”며 “시장, 쇼핑센터, 주거용 건물, 관청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유리 소보레우스키 헤르손 제1부의장은 ”러시아군 미사일이 헤르손 자유 광장에 있는 슈퍼마켓 바로 옆에 떨어졌다“며 ”피해자 중에는 휴대전화 심(SIM) 카드를 판매하는 여성과 트럭에서 짐을 내리는 사람들, 행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감행된 러시아군의 헤르손 포격을 두고 “테러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소셜 네트워크는 이 사진들을 ‘민감한 콘텐츠’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은 민감한 내용이 아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실제 삶이다”라며 “이것들은 군사 시설이 아니다…그것은 테러이며, 위협과 쾌락을 위해 죽이는 것이다”라고 러시아를 재차 비판했다.
24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성탄 전야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어떤 특정한 전쟁이나 상황을 지목해서 말하진 않았지만 “ 언제나 그렇듯이 인류의 이런 탐욕의 가장 대표적인 희생자들은 약자와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 우리가 그 동안 본 전쟁만 해도 얼마나 많은가! 오늘날까지도 얼마나 많은 곳에서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경시당하고 능멸 당하고 있는가”하고 그는 개탄했다.
러시아는 주말 공습에 대해 즉각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국방 산업 책임자들에게 군대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탱크, 박격포, 대포, 로켓포 등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인 바흐무트 인근 정착촌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3차례의 미사일 공격, 10차례의 공습, 62차례의 다연장 로켓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적군(러시아군)은 바흐무트 방향으로 탱크, 박격포, 대포, 로켓포를 사용해 도네츠크주 25개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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