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군인에게 어머니와 함께 붙잡혔던 올렉산드르(12)는 이후 어머니를 본 적이 없다. 그는 러시아 가족에 입양될 예정이었으나 할머니 전화번호를 기억해 간신히 입양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러시아 임명 사회복지 당국자들이 류드밀라가 손자를 데려가는데 반대했다. 전투 때문에 할머니가 알렉산드르를 데리러 오기에 위험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러시아에 입양가정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할머니 류드밀라가 “가다가 죽어도 좋다. 데려 가겠다”고 하자 “서류 작업이 복잡하다”는 핑계를 댔다.
류드밀라는 전투지역을 피하기 위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러시아를 거쳐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로 들어간 끝에 알렉산드르를 데려올 수 있었다. 점령지에서 빠져나오면서 검문소에서 여러 번 걸려 위험했지만 “여러 번 거짓말을 해야 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불레다르에 살던 올가와 데니스 로파트키나 부부는 전쟁 초기 자녀 9명 중 3명 만 데리고 프랑스로 피신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러시아가 점령한 마리우폴의 요양원에 갇혀 있었다. 다른 가정의 아이들 11명과 함께였다. 이들은 지난 3월19일 도네츠크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파트키나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필요한 모든 서류를 보냈지만 도네츠크 복지 담당 당국자들은 아이들이 러시아로 입양될 것이라면서 거부했다.
로파트키나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을 버린 부모를 잊고 러시아인이 되라’고 말한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아이들 중 가장 맏이인 티모페이(17)가 러시아로 가길 거부하면서 로파트키나는 아이들을 간신히 프랑스로 데려올 수 있었다.
지난 3월5일 형과 함께 러시아군에 붙잡혔다가 벨라루스의 고아원으로 보내진 블라디슬라우는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형은 지금도 러시아에 투옥돼 있는 상태고 블라디슬라우는 지뢰지대를 건너 그를 찾아온 어머니 라리사 야호딘스카와 간신히 상봉할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우크라이나 아동을 입양한 르보바-벨로바 러시아 아동인권위원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입양된 아동들이 처음엔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고 푸틴을 욕했지만 지금은 “러시아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스위스에서 강제 입양 혐의로 제재를 받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