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군사위협 고조, 저출산 등에 시달리는 대만이 군 의무 복무 기간을 현행 4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년 의무 복무 등이 담긴 군복무 연장안을 확정하고 공표했다. 대상자는 2005년 이후 출생자로 2024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의무 복무자의 월급 또한 현 6500대만달러(약 27만 원)에서 2만320대만달러(약 84만 원)로 오른다. 미군 주도의 전투 훈련 및 사격 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도 하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차이 총통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무력 압박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현재 4개월의 의무 복무는 빠르게 변화하는 (대만 주변) 상황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대만이 충분히 강하다면 대만은 전 세계 민주주의와 자유의 본고장이 될 것이며 전쟁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만 병력은 약 17만 명으로 중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최근 몇 년간 자원 입대자 수가 줄어 목표치의 약 80%에 머물고 있다. 올 10월 내무부는 올해 신규 징집자 수가 1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공 내전에서 중국공산당에 패한 국민당 정권이 1949년 대만으로 넘어온 후 대만은 2∼3년의 의무 복무제를 시행했다. 중국과의 화해 무드 조성으로 2008년부터 의무 기간을 1년으로 줄였다. 2013년 4개월로 더 단축시키며 모병제로의 완전 전환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다시 늘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올 8월 대만 방문 등으로 중국의 무력 압박이 심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중국은 올해 최다 수준인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대만해협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전개했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12, 13일 양일간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10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3.2%는 “군 복무 기간을 최소 1년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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