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에 S-300 지대공 미사일이 낙하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가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 일간 폴리티코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미사일 잔해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된 S-300 지대공 유도 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벨라루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측에 미사일 발사 관련 정황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벨라루스 측의 주장에 대해 확인 또는 부인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러시아의 ‘도발’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적인 전쟁에 벨라루스를 끌어들이려는 크렘린의 필사적이고 끈질긴 노력”이라며 “러시아는 순항미사일이 벨라루스 영토 상공에서 요격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경로를 마련한 테러국 러시아의 의도적인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관련 사고 조사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감행한 직후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69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54발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벨라루스 측은 이번 낙탄 사고를 폴란드 영토에 떨어진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 떨어진 것과 유사한 사고로 보고 있다. 지난달 15일 폴란드에서는 오후 3시 40분(한국 시각 밤 11시 40분)경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접한 프로제워도우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최우방국으로 꼽힌다. 두 국가는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의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의 핵심 국가이자, 군사·외교는 물론 경제·행정으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양국은 벨라루스-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기 위해 동맹국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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