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 당국이 ‘제로 코로나’를 폐기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화장장은 여전히 포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지난달 무관용 ‘제로 코로나’를 폐기한 이후 당국이 집계한 공식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2명에 불과하지만, 넘쳐나는 시신으로 화장장 수요는 폭발 중이라며 의료 뿐만 아니라 장례 체계가 완전히 마비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현재 중국에서 장례 절차는 공장 ‘조립 라인’(assembly line)을 방불케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존엄성을 빼앗고 있다는데, 지난 주말 상하이 소재 한 화장터에는 평소 대비 5배 많은 500구 이상의 시신이 화장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작별 인사를 고할 시간은 5~10분으로 단축됐다.
화장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 한 명은 “현재 이곳의 시스템은 전면 마비된 상황이다.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며 “언제 자리가 날지, 대기자들에게 확정 날짜를 안내하기가 힘든 상태다. 그래서 우선 대기 명단에 예약을 걸어두라 안내 중”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탓에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 뿐만 아니라 질병 또는 사고로 숨지는 이들조차 화장할 곳을 구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상하이에서 가족의 시신을 닷새 만에 겨우 화장한 한 유가족은 “그나마 추운 겨울이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전역에서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그 누구도 화장장을 예약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직접 고인을 매장하거나 화장터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고인을 화장하는데 드는 비용이 몇천 위안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중개 업체를 통해 당일 화장을 진행하는 비용은 8만8000위안(약 1600만원)까지 치솟는 상황.
블룸버그는 “지난주 정부가 ‘코로나 파동이 최고조에 달했다’던 베이징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면서 “웨이보에서는 ‘중국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곳’이라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 방역 기조를 ‘위드 코로나’로 선회, 상시로 진행해오던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고 해외 여행을 재개했다. 여기에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달 25일부터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더 이상 공식 집계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중국 내 일일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하루 9000명 수준으로 분석하며, 이달 말까지 일일 사망자 수가 2만5000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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