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때문에 푸틴 패배?…‘봄같은 겨울’ 유럽 에너지대란 실종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5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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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로 올겨울 유럽을 찾은 이상고온이 경기 침체 우려를 만나면서 에너지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이상기온은 일반적으로 악재지만 진짜 패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되는 형국이다.

푸틴 대통령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한겨울 동장군이 찾아올 기미는 없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시작했던 초기 유럽을 강타했던 에너지 대란도 없다.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푸틴의 전략이 기후의 역습을 당한 셈이다.

◇유럽가스 10% 폭락…2021년 11월 이후 최저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가격은 이날 10% 폭락해 메가와트당(MWh) 64.20유로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이후 최저다. 지난 8월 기록했던 340유로/MWh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게다가 원유 가격도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코로나19 폭발에 크게 후퇴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북해 브렌트유는 모두 5% 가까이 급락했다.

ICIS의 톰 마르제크-만세르 유럽가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한파가 닥쳐도 이번 겨울을 견딜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천연가스가 저장됐고 액화천연가스(LNG)도 계속 수입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계획한 ‘불만의 겨울’ 없다…이상고온 덕분

올겨울 유럽은 봄날같은 따뜻한 날씨 덕분에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를 막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유럽의 에너지 가격 하락 소식을 전하며 유럽의 봄 같은 날씨가 푸틴이 계획한 ‘불만의 겨울’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이상고온과 에너지를 창출하는 바람까지 불면서 에너지가 원활하게 공급되고 저장도 할 수 있어 미래의 한파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정상적인 시기라면 계절에 맞지 않게 온화한 날씨는 기후온난화의 신호라는 점에서 나쁜 소식이지만 에너지 위기에 빠진 지금의 유럽 대륙에는 좋은 소식”이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패자는 푸틴”이라고 전했다.

◇미국산 LNG 수입+의무 저장 효과 ‘톡톡’

유럽이 이번 겨울을 대비해 에너지 공급원을 다각화하고 에너지 절감 조치를 취한 것도 에너지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에 한몫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바이어들은 러시아산 연료를 미국산으로 서둘러 대체하며 미국의 LNG수출이 늘었다.

또 지난여름 동안 유럽연합은 의무적 가스저장 및 소비 감소를 포함한 조치를 시행해 11월 중순까지 가스저장 시설은 최대 용량의 95% 이상 채워졌다.

일반적으로 12월은 난방수요가 늘어 유럽의 가스저장률이 낮아지지만 이번 겨울 따뜻한 기후 덕분에 크리스마스 이후 유럽은 더 많은 가스를 저장시설로 보내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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