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신 장관들 난타…정권 ‘좌향좌’에 브라질 시장이 뿔났다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5일 14시 11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신임 대통령의 지난 1일(현지시간) 취임 후 시장이 연일 침체되면서 경제전문가와 언론들이 내각을 비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특히 재무장관에게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으며 사회보장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의 발언들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최근 3거래일 동안 달러 대비 3.8% 하락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증시 보베스파지수는 약 5% 하락했다. 룰라 대통령이 지명한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신임 대표는 국가가 이 기업에 더 많이 개입할 것을 시사해 주가가 올해들어 9% 떨어졌다.

룰라의 충성파이자 2018년 좌파 노동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가 실패한 페르난도 아다드 재무장관은 언론이 ‘장식(decorative) 장관’이라고 놀리고 있다. 그가 반대했던 유류세 면제 연장을 룰라 대통령이 취임 첫날 지시했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의 언론들은 이들 두고 “하다드가 취임 첫날 자신이 장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룰라 대통령에게 일종의 임무 수행원일뿐”이라고 썼다.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3일 씨티의 분석가들은 룰라와 하다드의 취임 첫 연설들이 그간 말해왔던 청사진을 보여준 것임에도 유난히 덜 실용적이고 재정적으로 책임감 없이 들렸다고 혹평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FX 전략가들은 고객들에게 “금융시장이 듣고 싶어하는 소리를 낼 줄 모르는 음치라는 인상을 주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3일 룰라의 사회보장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의 발언 때문에도 시장은 들썩였다.

카를로스 루피 사회보장부 장관은 재무부 통계에 1~11월 누적 적자가 2679억 헤알로 나옴에도 사회보장제도가 적자가 아니라고 말해 시장을 당혹스럽게 했다. 루이스 마리노 노동부 장관은 새 행정부가 휴대폰 앱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구축된 노동관계를 규제하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공 부채 증가는 우려하지만 유연한 노동 관계를 선호하는 시장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발언들이다. 가이드인베스티멘토스의 분석가들은 이들 장관들의 발언이 “(이번 정부가) 지난 두 대통령이 통과시킨 자유주의 개혁을 뒤집는 길에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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