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교회 성탄 휴전 명령…우크라·美 등 “위선” vs 유엔 “환영”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6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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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316일째인 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정교회 성탄절을 맞아 6~7일 36시간 임시 휴전을 명령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위선’이라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오는 6일 낮 12시부터 7일 오후 12시까지 36시간 동안의 임시 휴전을 명령했다.

이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의 크리스마스 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키릴 총대주교는 6∼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키릴 대주교는 이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정교회는 기독교나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 측이 휴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크렘린궁은 “정교회를 믿는 많은 시민이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휴전을 선언한 것”이라며 “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전면적인 휴전을 군에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푸틴의 휴전령에 대해 ‘위선’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영토를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숨지게 하지 않고 우리 영토내 점령군만 공격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점령지를 떠나야 ‘일시적 휴전이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지역의 최전선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일시 휴전 발표가 러시아의 이미지를 조금 더 인간적인 느낌으로 전환하려는 노력 같다”고 전했다.

미국 역시 푸틴 대통령이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한 꼼수라고 판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흥미로운 건 그는 12월25일과 새해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하려 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숨 쉴) 산소를 찾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푸틴의 휴전명령을) 냉소적으로 보고 있다”며 “우려되는 것은 재편성, 재집결해 (우크라이나를) 재공격하기 위해 일시적인 전투 중단을 사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진정 평화와 전쟁 종식을 원했다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과 독일의 외무장관 역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임스 클레벌리 장관은 러시아의 휴전은 “평화 전망을 진전시키는 데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영구적으로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의 불법 통제권을 포기하며,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야만적인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날레나 베어복 독일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휴전 제안이) 잔인한 전쟁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안전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원한다면 그는 병사들을 귀가시킬 것이고 전쟁은 끝날 것”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분명 짧은 휴식 후 전쟁을 계속하기를 원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엔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크리스마스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모두에게 성스러운 기간”이라며, “(휴전이)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따른 정의로운 평화는 아니겠지만,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이 기간은 존중 받을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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