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방역 규제를 완화한 이후 유명인들의 부고가 잇따르자 당국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배우, 가수, 교수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배우 궁진탕이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궁진탕은 중국 최장수 드라마 ‘타지에서 온 새댁, 현지 신랑’에서 주인공 가족인 캉 씨 집안 아버지 역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지난달에는 유명 경극 배우 추란란이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영화 ‘홍등’(1991)의 각본가인 니전과 배우 출신 여성 정치인 자오칭 등도 같은 달 말 숨졌다.
후푸밍 전 난징대 교수는 지난 2일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마오쩌둥 노선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용의 칼럼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21일부터 26일 사이, 중국의 저명한 이공계 학자들의 부고도 최소 16건 전해졌다.
이들 모두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실상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현지 누리꾼들은 코로나를 이들의 사망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니전의 부고 기사에는 “그도 ‘나쁜 독감’으로 죽은 건가”라는 댓글이 최상단에 올랐다. 그 아래에는 “온 인터넷을 샅샅이 훑어도 그의 사망 원인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달렸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망자도 늘면서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에서 간이 화장장을 짓고 있는 영상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지만, 당국은 지난달 12일 이후 코로나 사망자는 22명뿐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를 은폐 및 축소한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아예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일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공식 통계를 실제 상황보다 과소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 에어피니티는 중국 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만여 명, 사망자가 1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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