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그 주변국들에 37억5000만달러(약 4조7250억원)의 군사 무기와 기타 원조를 보낼 것이라고 백악관이 발표했다고 AP, CNN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지원에는 브래들리 장갑차가 처음으로 포함된다. 이 장갑차는 전투를 위해 병력을 수송하는 데 사용되며,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탱크 킬러”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가장 큰 규모인 이번 지원책에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보낼 28억5000만달러(약 3조5910억원) 상당의 미 국방부 비축물자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군의 장기적인 역량을 구축하고 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2억2500만달러(약 2835억원), 유럽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장비 기금 지원에 따른 소진 재정을 보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6억8200만달러(약 8593억원)의 자금이 포함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쟁은 중대한 시점에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이같은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에는 브래들리 장갑차 50대와 대전차 미사일 500대, 항공모함을 위한 탄약 25만발이 포함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M113 수송용 장갑차 100대와 지뢰방지용 매복보호장갑차(MRAPS) 55대, 험비 138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방공시스템, 기타 다른 무기와 수천발의 포탄을 보낼 계획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래들리 장갑차가 동부 우크라이나의 농촌 지역에서 진행 중인 격렬한 전투에서 특히 유용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지금 현장에서 보고 있는 전쟁과 올 겨울 동안 볼 것으로 예상되는 전쟁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평론가들은 미국이 브래들리(장갑차와 에이브럼스(전차)와 같은 핵심 무기와 전차를 제공하는 것이 너무 느리다고 불평하며, 미국이 지난해 전투에서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로라 쿠퍼 미 국방부 러시아·우크라이나·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지금이 브래들리를 제공할 적기”라고 반박했다. 쿠퍼는 “이달 말부터 시작될 예정인 미국 주도의 훈련은 군대가 무기를 운용, 유지, 수리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미 국방부의 더 복잡하고, 가스를 많이 소비하고, 중무장한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같은 전차를 제공하는 것은 더 많은 유지보수와 다른 훈련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지원책은 독일이 올해 1분기에 마르더 장갑차 40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백악관과 국방부에 의해 구체화됐다.
독일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에 이어 마르더 장갑차를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대변인은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이 40대의 장갑차는 우크라이나로 인도될 수 있도록 1분기에 이미 준비가 완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군이 장갑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할 계획이며, 헤베슈트라이트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이 훈련과정에 약 8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이미 곡사포, 게파드 자주대공포, IRIS-T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등 상당한 군사 지원을 했으며, 올해 이 중 3대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숄츠 총리는 오랫동안 마르더 장갑차와 탱크 등에 대한 공급 압력을 경계해 왔으며, 독일이 그러한 공급을 홀로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관리들은 다른 나라들은 우크라이나에 아무것도 공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그러나 이번 주 프랑스, 미국, 독일은 모두 전차에 미치지 못하는 유사한 장갑차를 보낼 계획을 발표했다.
헤베슈트라이트 대변인은 숄츠와 바이든의 통화에서 전차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가능한 한 강력하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며, 동시에 무기 공급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며, 나토(NAT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자가 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