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면서 북한의 무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이 아프리카와 유럽 등 우크라이나 이외 지역에서도 활동을 계속함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이들의 움직임을 적극 더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자신들이 입수한 해외 전문을 토대로 미 당국자들이 러시아가 반푸틴 정서와 싸우고 채굴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 말리, 세르비아 같은 국가에서 와그너 그룹을 이용한 활동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측근으로 신흥 재벌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4년 설립한 용병회사다.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방문한 외국 정상들의 만찬을 담당하여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듣고 있다. ‘와그너’라는 명칭은 나치 독일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가장 좋아한 작곡가 리하르트 와그너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그너 그룹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비공식적으로 지원해 왔다.
특히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전에 적극 관여해 왔다.
실제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와그너 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로켓과 미사일을 구매해 전달받았으며, 러시아내 수감자들을 용병으로 모집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점점 더 와그너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고 미 정부는 밝히기도 했다.
와그너그룹은 그간 우크라이나 이외에 아프리카와 시리아 등에서 군사작전을 벌여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은 수십개의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각 정부들의 군사 및 정치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
와그너 그룹은 현재 우크라이 이외에 중아공, 말리, 세르비아, 벨라루스, 마다가스카르, 리비아 등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아공에서는 수도 방기에 2018년 ‘러시아 하우스’를 설립한 뒤 포스탱-아르캉주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의 경호와 군사 훈련에 관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중아공에서 민간인에 대한 고문과 처형 등 인권탄압에 와그너 그룹이 관여한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와그너 그룹과의 어떠한 공식적인 연관성도 부인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 당국자들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벨라루스와 세르비아에서 와그너 그룹의 활동도 추적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 와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벨라루스 정부는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혼란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33명의 와그너 그룹 공작원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끄는 벨라루스 정부는 러시아와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코소보 국경 지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세르비아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공식적으로 임무를 수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카트리나 독시 연구원은 “러시아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최근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용병 회사를 이용해 장기적인 외교적 관계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와그너 그룹을 일련의 제재 대상에 포함해 왔으며, 지난해 말에는 한층 강력한 수출통제 제재를 부과했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와그너 그룹의 역할을 제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융 제재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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