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없고 병원 마비”…중국 농촌 코로나 급습에 속수무책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10일 0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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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설인 춘제가 시작되기도 전인 현재 농촌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조용하지만 심각하게 늘어나 병원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농촌 지역의 코로나19 유행은 설 연휴를 지나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의 루이현은 예년이라면 춘제를 몇주 앞두고 땅콩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돼지나 거위, 닭을 잡느라 떠들썩할 시기임에도 조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을 내 유일한 작은 병원으로 가거나, 코로나19로 몸져 누웠거나, 아니면 감염을 피하기 위해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병원 의사는 “지난 일주일 동안, 마을의 거의 모든 가구에서 치료를 위해 가족을 데려왔다”면서 이미 가가호호 감염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그간 코로나19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를 포함한 중국의 주요 도시들을 휩쓸며 병원들을 압도했고, 사망자들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대도시에만 관심을 갖는 사이 농촌 지역도 조용하지만 심각하게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 자원의 부족과 고령자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소도시와 시골 지역에 코로나19가 퍼질 경우 중환자와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을 우려해왔다. 그리고 저장성, 산둥성, 후베이성을 포함한 많은 지방들은 유행 정점이 춘제가 지난 이달 말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예일 대학의 노화와 공중 보건 전문가인 시첸 교수는“베이징과 상하이가 어떻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치 그곳 상황이 최악인 것처럼. 하지만 대도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때문에 중국의 하위 계층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묻혀버린다”고 말했다.

시교수는 그러면서 춘제 연휴의 인구 이동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 정점은 아직 농촌 지역을 강타하지 않았다. 앞으로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한 대로 농촌 지역 병원들은 코로나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의료 용품과 응급 치료 시설이 부족하다. 2020년 말 기준 중국 농촌 인구 1000명당 의료 종사자 수는 1.62명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으로는 의사 2.9명, 간호사 3.3명인 것을 볼 때 대도시와 농촌간의 의료 자원 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의약품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농촌지역 역시 경증 환자에 필요한 이부프로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 많은 일반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루이현 병원도 대청뿌리와 개나리같은 것을 인후염이나 열과 같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제공하고 있다.

중환자들은 더욱 암담하다. 큰 병원에 가서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병원은 만원인데다가 이동할 방법도 여의치않은 것이다. 사망한 후에도 가족은 장례식장의 순서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해 고통이 끝이 없다.

중국의 중앙 보건당국은 지난주 지방자치단체에 약과 인공호흡기, 산소통 등을 의료시설에 적시에 공급하라고 지시했지만 루이 병원은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대신에 의약품을 나누는 풀뿌리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람들이 이부프로펜을 기부한 것을 모아 농촌에 보내는 한 운동 단체는 지난달 29일 현재 약 110개 마을의 1만3000명의 노인들에게 약을 부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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