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만화를 보는 데 방해가 된다며 80대 부모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요미우리신문, NHK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일 후쿠오카지방재판소는 살인 등의 혐의로 마츠모토 준치(60)에게 징역 30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한 살의에 의한 악질적 범행”이라면서도 “아버지와 불화한 책임이 마츠모토에게만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긴 복역 시간 동안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키웠을지 등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판시했다.
마츠모토는 2021년 6월 20일 후쿠오카 니시구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히로카즈(88)와 어머니 만키에(87)를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마츠모토는 지난 35년 동안 별다른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였다. 그는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 가며 방안에서 애니메이션 DVD와 만화책을 보는 생활을 했다.
마츠모토의 유일한 대화상대는 어머니뿐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대학을 중퇴할 때 크게 혼을 냈고 그 뒤로 대화가 단절됐다고 한다. 2021년 아버지에게 치매 증상이 나타나자 마츠모토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아버지에게 자주 짜증을 내곤 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는 사건 당일 화장실을 가기 위해 마츠모토를 불렀다. 이후 그날 밤에도 아버지는 마츠모토를 다시 불러 “밤새 화장실에 갈 수 없으니 용변을 처리할 양동이를 가져오라”고 부탁했다.
아버지의 부탁이 애니메이션 감상 시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마츠모토는 화가나 아버지를 살해하고 목격자인 어머니도 살해했다.
마츠모토는 사건 직후 자전거로 도주했고 약 2주 만에 교토의 호텔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재판을 받으면서 살해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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