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시절인 2013~2016년 작성… 차남의 우크라 기업 임원때와 겹쳐
공화, ‘우크라 스캔들’ 관련성 의심
바이든, 재선도전 선언 앞 대형악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유출한 기밀문서에 우크라이나와 이란, 영국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문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가안보 관련 문건 유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간첩법 위반 혐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기밀정보를 담은 문건을 유출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문건 유출 은폐 가능성을 제기하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 임원을 지내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의 관련성을 주목하고 있다.
○ 우크라·이란 관련 기밀문서 10건 발견
CNN은 10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무실에서 기밀문건 10건이 발견됐고,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영국과 관련된 정보 문건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문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2013∼2016년 작성된 것으로,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대통령기록물을 보관한 3, 4개 상자에 함께 담겨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조만간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북미 3국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변호사들로부터 기밀문건을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고 놀랐다. 하지만 나는 서류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기밀문건이 담긴) 상자들을 국가기록보관소에 넘겼으며 우리는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검토가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화당은 문건 유출 사실이 공개된 시점을 두고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기밀문건은 중간선거 엿새 전인 지난해 11월 2일 발견돼 국가기록보관소에 보고됐다. 그러나 이 사실이 두 달 이상 지난 이달 9일에야 알려지자 중간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발표를 늦춘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간선거 전에 이 사실을 알았지만 미국 국민들은 이를 알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벼르는 공화당…바이든 재선에 악재
미국 하원이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를 출범시킨 가운데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 위원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건 유출에 대한 법무부 처리 절차의 형평성도 집중 조사할 방침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대형 악재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유출된 문건에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정보 문건이 포함된 데 대해 간첩법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장에 내정된 공화당 마이크 터너 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간첩법과 대통령기록물법 등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에게 유출된 문건이 국가안보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여 보고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친(親)트럼프 진영에선 ‘우크라이나 스캔들’과의 연관성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는 2014년 우크라이나 석유 기업 부리스마의 고위 임원을 지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2016년 부리스마의 정경유착을 수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해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압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공화당 지지 성향 매체인 뉴욕포스트는 “에너지 산업 관련 경력이 없었던 헌터가 우크라이나 부리스마에 임원으로 재직하기 시작한 시기가 유출된 문건이 작성된 기간과 일부 겹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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