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원 행사에 반전그룹 난입…“우크라戰 협상 필요”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2일 17시 40분


미국 하원의원이 참석한 한 싱크탱크 행사에 국제 반전그룹 회원들이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 정책을 주제로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하원의원을 초청해 행사를 열었다. 스미스 의원은 지난해까지 하원 군사위원장을 지냈다.

이 행사는 지난해 통과한 미국 2023년도 국방수권법(NDAA)를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현안에 관해 대담을 통해 전직 군사위원장인 스미스 의원의 의견을 듣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행사가 시작된 후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여성 두 명이 갑작스레 무대로 걸어 올라왔다. 평화를 주창하는 여성 중심 비정부기구 ‘코드핑크’의 공동 창업자인 미디아 벤저민과 활동가인 올리비아 디누치였다.

‘외교, 전쟁 반대(Diplomacy, not War)’라는 손글씨를 들고 올라온 이들은 “지금 세계에 닥친 진정한 안보 위협은 핵전쟁과 기후변화”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가 시민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비난해야 하는 건 맞지만, 협상도 필요하다며 “우리가 수십수천억 달러를 이 전쟁에 쏟아 붓는다면 이는 우리를 핵전쟁 직전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벤저민은 이런 주장을 펼친 후 군중을 향해 두 팔을 들어 보이며 “핵전쟁 대신 협상을 원하는 이가 있다면 손을 들어 보라”라며 “아무도 없나”라고 호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스미스 의원이 “첫 번째 질문에 답하겠다. 좋은 포인트”라며 대화를 시도했으나, 벤저민은 “나는 관중들에게 물어보고 있었다”라고 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에 “어떤 논의도 듣고자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노선에 관한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소속 진보파 의원 30명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중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당내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스미스 의원은 이런 지적에 “나는 그들을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벤저민은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협상을 요구하는 입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현장에 도착한 보원요원들은 먼저 디누치의 양팔을 붙잡아 무대에서 끌어냈다. 디누치는 끌려내려가며 “진정한 국가안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사람들에게 집을 갖게 하며, 무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아울러 8800억 달러(1097조원)에 달하는 돈이 전쟁에 투입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무대가 정리되자 스미스 의원은 현재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가 공격을 계속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미스 의원은 아울러 이날 무대에 난입한 벤저민과 디누치를 겨냥, “저런 주장을 하는 건 (블라디미르) 푸틴이 붙인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며 “러시아에 계속 전쟁범죄를 행할 백지수표를 준다”라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고 그 국민을 지지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일은 평화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최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침략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경제적 원조를 규칙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의회에서 45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포함한 2023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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