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북부 핀츨리 지역에서 만난 마이클 저커 씨는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1채를 팔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런던 스위스코티지 지역에 있는 침실 2개의 이 아파트는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기존 세입자가 떠난 뒤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아파트를 내놓기로 결심한 그는 “물가가 너무 오르고 경기 침체가 닥쳐 사람들이 집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런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주택 보유자와 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주택담보대출업체 핼리팩스에 따르면 영국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1.5% 하락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4분기(10∼12월)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2.5% 하락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넘치는 유동성과 파운드화 약세로 미국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런던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였지만 최근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영국 중앙은행(BOE)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9차례나 올려 금리가 연 3.5%까지 오르며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도 불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금융감독당국(FCA)은 금리 상승으로 향후 2년간 75만 가구 이상이 상환 불능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경기에 암운을 드리우는 또 다른 요인인 셈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