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11일(현지 시간) 중국을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 미 해병대를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은 일본의 반격능력 확보를 지원하고 육해공은 물론이고 우주와 사이버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다.
미일은 13일 예정된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을 갖고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해병연대를 2025년까지 도서 지역 침공을 막는 특수부대인 해병연안연대(MLR)로 재편하는 등 주일미군을 전진 배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 111km 떨어진 오키나와를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기로 한 것.
미일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한층 심화하고 탄도미사일 방어, 대잠수함전 등에 3국, 다자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美日, 中의 대만 침공땐 공동대응 분명히… 사실상 ‘나토 수준 안보협력 강화’ 분석
美日, 군사공조 강화
美, 해병대 개편 2025년으로 앞당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日판매도 논의 美日 “한국과 北비핵화 협력 심화”
미일이 주일미군을 재편해 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에 전진 배치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시 미일이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안보협력을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준으로 강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담 후 “우리는 중국이 최대 전략적 도전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혀 이번 합의가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는 2027년까지 국방비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일본의 약속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면서 대만 통일과 관련한 각종 일정을 앞당기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미국은 국방전략서(NDS) 등을 통해 올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군 배치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이 오키나와에 배치된 주일미군 해병대를 2000명 규모의 해병연안연대(MLR)로 재편하는 것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당초 오키나와 해병연대의 재편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해병대를 2030년까지 3개 해병연안연대로 개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자 미군 준비 태세에 한층 속도가 붙은 것이다.
전문가들도 그동안 미군 해병대의 대만 침투 성공 여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해왔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는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제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의 반격 능력 보유를 지원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 결정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를 위한 긴밀한 협조가 미일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 본토와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일본에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동안 미국은 영국 외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판매를 거부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일본과 본질적으로 나토 동맹국과 같은 수준의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은 북한의 도발에 맞선 확장억제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일은 다양한 위협에 대해 핵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방어할 수 있는 역량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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