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이력” 美하원의원, 제재 대상 ‘러시아 재벌 사촌’과 인맥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7일 1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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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워 미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조지 샌토스(34·공화)가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의 사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법원 제출 자료 등에 기초해 샌토스가 러시아 억만장자의 사촌인 미국 국적의 앤드루 인트레이터(60)와 그의 아내로부터 각각 5800달러(약 720만원)의 선거 후원금을 지원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샌토스가 정계에 입문할 당시인 2020년부터 그와 관련된 각종 선거위원회에 수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샌토스는 정치 활동 초기부터 인트레이터와 사업적 관계를 맺은 정황도 드러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샌토스가 근무했던 ‘하버시티’에 인트레이터가 수십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현재 하버시티는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운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인트레이터는 한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올리가르히로 알려진 빅토르 벡셀베르크의 사촌이다. 벡셀베르크는 에너지 부문 자회사를 보유한 재벌기업 ‘레노바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를 무력 합병한 직후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처음 올랐다.

인트레이터가 운영하는 투자 회사 ‘콜럼버스 노바’는 그의 사촌과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콜럼버스 노바의 최대 고객이 벡셀베르그의 사업체이기 때문이다.

WP는 샌토스가 지난 2020년 하버시티 재직 당시 뉴욕에서 투자자들을 찾는 업무를 맡았을 때, 줌으로 진행된 하버시티 회의에서 그가 “인트레이터의 투자 회사 콜럼버스 노바는 자신의 고객”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전했다.

한편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과정에 러시아 크렘린궁이 불법 개입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당시 인트레이터의 회사 콜럼버스 노바로부터 돈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인트레이터와 벡셀베르크 모두 기소되지는 않았다.

WP는 “34세에 불과한 샌토스와 60세의 인트레이터 간의 관계는 샌토스가 정계 입문을 위한 사적·정치적 후원자를 어떻게 물색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샌토스는 앞서 동성애자이자 브라질 이민자 2세 출신으로 주목받아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 하원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비루크 칼리지 졸업 학력과 시티그룹,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는 경력이 허위였고 가족 명의의 부동산 소유 사실 및 동물구조 자선 단체 운영 이력 등도 허위로 밝혀졌다.

이에 공화당 내에서도 샌토스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는 가운데 최근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가 그를 두둔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서자 논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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