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되고 싶지 않아”…中 시위참가자가 체포 전 남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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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8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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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에 잡혀가기전 영상을 찍은 자오 스신. Women我 유튜브 캡처
공안에 잡혀가기전 영상을 찍은 자오 스신. Women我 유튜브 캡처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정부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백지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 공안(경찰)에 체포되기 전 남긴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유튜브에는 ‘청년 시위자들: 우리는 실종되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출연한 차오 즈신은 베이징대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했고, 지난해 11월 27일 베이징 량마허에서 열린 백지시위에 참가했다고 소개됐다.

영상에서 차오는 “지난해 11월 30일 자신과 친구 5명 등 6명이 공안에 소환돼 ‘교육’을 받은 뒤 24시간 만에 석방됐지만 12월 18일부터 친구들이 다시 공안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안이) 친구들을 체포할 때 죄명란이 공백인 체포영장에 서명을 요구했고, 수감 장소와 시기, 죄명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차오는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이 추모행사 현장에서 우리는 질서를 지키며 공안과 아무런 충돌도 일으키지 않았다”며 “왜 우리를 소리소문없이 데려가려 하는가. 이 보복은 왜 우리 같은 평범한 청년들의 인생을 대가로 삼으려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또 “나는 죄도 없이 실종되고 싶지 않다"며 "왜 우리를 단죄하려 하는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구해 주시고, 만약 우리에게 죄를 물으려 한다면 증거를 제시하라. 우리가 불투명하게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게 해 주시고, 함부로 끌려가거나 단죄되지 못하게 해달라”고 했다.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차오가 영상을 만든 이후 지난달 24일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오가 영상을 찍은 계기에 대해 “체포되기 전 동료들과 연락이 끊기면서 자신도 체포될 것을 직감하고 기록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2022.11.28. 베이징=AP/뉴시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2022.11.28. 베이징=AP/뉴시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중국 당국이 유지하던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시위(백지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났다. 제로 코로나는 코로나19 초기처럼 감염자가 나온 지역 자체를 봉쇄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필수로 받게 하는 고강도 방역 조치를 말한다.

시위가 폭동으로까지 번지자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정부에 반기를 든 것으로 간주하고 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5일 중국 내 인권 문제를 제기해온 사이트 ‘웨이취안왕’은 중국 전역에서 백지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 10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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