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별군사작전’을 언급하며 “재래식 전쟁에서 핵보유국의 패배는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핵보유국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달린 주요 분쟁에서 결코 패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논의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는 20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을 포함 약 50개국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주독미군기지로 쓰이고 있는 람슈타인 공군기지에 모여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같은 중화기 지원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핵전쟁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7일 푸틴 대통령은 “만약 핵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맨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는 두 번째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핵 공격을 받을 경우,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급격하게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의 핵무기와 러시아가 이를 사용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것을 막는 유일한 요인이라고 메드베데프 부의장이 러시아 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의 핵 독트린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크림반도를 공격할 권한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공급받도록 허용한다는 단순한 논의는 매우 위험하다”며 “그것은 갈등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할 것이며 이는 전 세계와 범유럽에 좋은 징조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빨리 받아들일수록 전쟁이 더 빨리 종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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