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영화 촬영 ’러스트’ 세트장에서 총격 사고로 촬영감독을 숨지게 한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64)에 대해 19일(현지시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기로 했다.
미 뉴멕시코주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실탄이 장전된 소품용 총기의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볼드윈과 무기류 소품 관리자 해나 쿠티에레즈 리드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볼드윈은 지난해 10월 21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세트장에서 서부영화 ‘러스트’ 촬영 리허설 중 소품용 권총을 발사하는 장면을 연습했고 이 총에서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맞은편에 있던 할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총에 맞고 숨졌다.
볼드윈은 총격 당시 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콜드 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소품용 총을 전달받았고 오작동으로 총이 발사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법의학 감식에서 “누군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는 발사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뉴멕시코주 법에 따르면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1년 6개월 징역 및 5000달러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여기에 다른 혐의가 추가로 입증되면 최대 5년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이번 사건을 직접 수사한 앤드리아 리브 특별검사는 “볼드윈을 비롯해 무기류 소품 관리자, 조감독 등 세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안전을 확인하는 일을 했더라면 허친스 감독은 아직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번 기소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유족들의 법률대리인은 “우리는 이번 기소를 지지하며 검찰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사법제도가 대중을 보호하고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작동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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