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전쟁 발발 1년을 맞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봄이 되면 대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독일산 주력 전차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전차 지원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가운데 전차가 투입된다면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게임 체인저’가 될지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3일 “우리는 레오파르트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위해 제조국인 독일에 공급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 승인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독일의 승인 없이도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3국이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려면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레오파르트2는 사거리가 50km에 이르고, 최고 시속 68km로 달릴 수 있는 디젤 엔진을 장착했으며 연료소비효율이 특히 우수하다. 이 때문에 에너지난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가 운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디언은 “레오파르트2가 100대만 지원돼도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레오파르트2 지원을 요청해 왔지만 독일이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해 번번이 지원 계획이 무산됐다. 독일은 내부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반군국주의 전통과 확전 우려 등으로 인해 레오파르트2 지원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폴란드의 요청을 앞두고 독일이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은 폴란드의 승인 요청 하루 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탱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우리에게 (탱크 지원 승인 여부를) 묻는다면 막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22일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세계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과 나토가 우리 영토를 점령하는 데 쓰이는 무기들을 공급한다면 이는 더 강력한 무기를 이용한 보복을 촉발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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