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에 10cm 가량 내린 눈으로 7000여 명의 승객이 최대 10시간 이상 열차에 갇혀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추운 날씨에 승객 일부가 병원에 후송될 정도로 상황이 나빴지만 매뉴얼에 따라 승객보다 철도 고장 처리를 앞서 처리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철도 운영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뒤늦게 사과했지만, 예상을 넘어선 악천후에도 매뉴얼에만 집착하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 크다.
26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교토를 지나는 철도인 교토선, 비와코선에서 선로 분기 장치가 고장나 15개 열차가 멈춰섰다. 7000명이 갇힌 가운데 16명이 구급차로 후송됐다.
선로 분기 장치는 6시간 동안 10cm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눈을 녹이는 장비가 가동된다. 하지만 이날은 공교롭게 ‘8cm 강설 예보’가 내려져 매뉴얼에 따라 장비 작동을 준비하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고 추위가 심해져 열차 차장이 “승객을 일단 하차시켜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열차 관제센터에서는 매뉴얼에 따라 “장비 수리가 우선”이라고 해 꼼짝없이 갇혀야 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철도 운영사인 JR서일본의 하세가와 가즈아키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한 문제를 일으켜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왜 승객을 10시간 넘게 갇히게 방치했냐는 질문에 “눈이 내리는 상황에 대한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나고야~고베를 잇는 신메이신 고속도로는 폭설로 25일 오전 4시 통행금지된 뒤 24시간 넘게 마비됐다, 26일 오전에야 통행금지가 풀리고 고속도로에 갇힌 차량이 움직일 수 있었다. 한 한 트럭 운전자는 “먹을 것도 물도 다 떨어졌는데 누구도 오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일본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를 덮친 시베리아 기단 영향으로 나가노현 스가다이라가 영하 27도, 홋카이도 시베차정이 영하 22.3도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이어졌다.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도쿄도 영하 3.4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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