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66)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4년 만에 4월 회장직에 오른다고 도요타 측이 26일 발표했다. 후임 사장에는 도요타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인 사토 고지(佐藤恒治) 집행임원이 선임됐다.
도요다 회장은 앞으로도 대표권을 갖고 경영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요다 회장은 도요타자동차를 창업한 도요다 기이치로 전 회장의 증손자로 일본에서 드문 창업 가문 출신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투자은행 AG 베커(현 메릴린치)에서 일하다가 28세 때 도요타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가 도요타에 들어가 하겠다고 하자 명예회장이던 부친은 “너를 부하로 두고 싶어 하는 직원은 도요타에 없다”라고 훈계하며 특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도요타가 71년 만에 영업 적자(4610억 엔)에 빠진 2009년 ‘구원투수’로 사장에 취임했다. 도요다 가문 출신이 사장을 맡은 건 14년 만이었다. 이듬해 미국에서 대량 리콜 사태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곤혹을 치렀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공장에 큰 피해를 입는 위기도 겪었다. 도요다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한 슬림화, 품질 관리 시스템 도입, 부품 조달 방식 개혁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도요타 재기의 일등공신이 됐다.
도요다 회장은 이날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전부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언제 퇴임할지 생각해 왔다. 노욕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기 전에 퇴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사장 퇴임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정답을 알 수 없는 시대에 변화하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이 현장에 계속설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을 갖춰야 한다”라며 “변혁을 추구하기 위해 새 사장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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