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자는 북한이 올해도 핵능력을 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외교와 억제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 국가정보국장실(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시드니 사일러 북한담당관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37년간 한반도 정보를 관리해온 전문가이자, 2014~2015년 미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별대표를 지낸 인사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이 핵능력을 강조하며 정책을 발전시키는 것은 억제력이 더 현실적이고 위협적이며 외교적으로 가치 있다고 묘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은 약 40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감행, 위협 수준을 최대 수위로 끌어올렸다. 연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도 재개했다.
우려하던 7차 핵실험은 전망만 무성한 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사일러 담당관은 “입증 필요성과 외교적 필요,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현재 7차 핵실험을 할 필요를 못 느껴서 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목표가 ‘불가피하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핵위협’을 묘사하는 것이라면 이미 해온 많은 것들로 충분히 목표가 달성돼 핵실험은 그리 중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외부의 적을 만들어 군사력 정당성을 구축하려는 목적과 미중 간 악화된 관계,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한의 군사력 사용을 조장하는 점 등 요인으로 북한이 신년에도 무력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은 한미 동맹의 압도적인 힘을 이해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외교와 억제를 통한 대응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때 3국 협력과 ‘쿼드’를 언급했는데, 이는 우리 협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점증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해 역내 다자·양자 동맹의 힘은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외교와 억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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