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 로켓 개발자들이 만드는 빠르고 저렴한 피자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복’ 대신 ‘해고통지서’를 투척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회사 전 직원의 5%가량인 1만 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생산성 향상을 보여줘야 한다. 효율성을 갖춰야 할 시기”라고 했다. 구글의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등도 각각 1만 명 이상을 정리해고 중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는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산적해서다.
글로벌 기업들은 긴축 경영 분위기 속 어떤 기술에 주목하고 있을까. 2023년에는 어느 기업을 눈여겨봐야 할까.
올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자동화’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초 스타트업 ‘스텔라 피자’를 소개했다. 일론 머스크의 로켓 회사인 ‘스페이스X’ 출신의 벤슨 자이가 2019년 창업한 회사다. 스텔라 피자에는 스페이스X 출신의 로켓 개발자 4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로켓 개발자가 요리라니?
이들은 피자가 아니라 ‘피자를 만드는 로봇’을 만든다. 회사가 개발한 이 로봇은 12인치 크기 피자를 45초에 하나씩 내놓는다. 토핑은 페퍼로니와 양파, 피망, 검은 올리브 등.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피자다. 회사는 피자 로봇을 푸드 트럭에 싣고 모바일로 주문받는다. 주문부터 제작까지 모든 일이 사람 없이 진행된다. 가격은 8달러(약 9900원)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창업주 자이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화로에서 갓 나온 이탈리아식 나폴리 피자가 아니라, 연 40억 달러(약 4조94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도미노피자”라고 강조했다.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비용을 최소로 하면서 제품을 빠르게 만드는 것이 강점이다. 일단, 가격부터 마음에 든다. (피자를 맛본 블룸버그 기자는 개인적으로 도미노피자보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피자 로봇이라는 아이디어가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식품 산업은 노동력 부족과 물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최고의 개발자들이 식품 자동화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 2023년 주목할 기술, ‘자동화’
스텔라 피자만큼은 아니더라도, 기업들이 제조 과정에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움직임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업들이 자동화 기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공급망 변화다. 최근 다수의 기업이 미국이나 중국 이외 국가에 공장을 새로 짓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차질 경험, 미국과 중국의 불편한 관계,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인건비 상승 등의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자동화 기술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올해 미국에서 자동화·검사 장비에 총 3조5000억 원의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 120만 대, 건조기 60만 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무거운 부품 조립과 용접 등 다수 공정을 로봇에 맡기고 있다. 회사는 현재 63% 수준인 테네시 공장의 자동화율을 연말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높은 인건비를 감당한다고 하더라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자동화 도입을 고민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아이폰 제조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2017년 미 위스콘신주에 100억 달러(약 12조3500억 원)를 투자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 수년 동안 진척이 없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폭스콘은 미 중서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스트레스가 많은 조립 라인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전했다.
노동 인구의 감소가 자동화 기술의 도입을 빠르게 이끌 수 있다. 유엔은 세계인구전망 보고서에서 2050년 유럽의 노동인구가 2015년에 비해 91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상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도 인구감소가 화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인구는 14억1100만 명으로 85만 명 감소했다. 1000만 명이 넘는 사망자에 비해 출생자가 900만 명대에 그쳐 61년 만에 첫 인구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8억7000만 명으로 집계된 중국의 노동인구 역시 2050년에 약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노동인구 감소 추세는 궁극적으로 인건비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생산인구가 감소하면 인건비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17일 전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동화가 꼽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킴 포블슨 유니버설로봇 대표는 지난해 말 이코노미스트 기고에서 “많은 국가가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자동화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화가 생산성을 향상하고, 불량품을 잡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 자동화의 마지막 개척지
마지막 이유는 기술의 빠른 발전 때문이다. 단순하지만 정교함이 필요한 일들을 로봇에게 맡길 수 있게 됐다. 공장 자동화 기술을 꾸준히 개발 중인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로봇 전시 행사에서 인공지능 로봇 ‘스패로우(Sparrow)’를 소개했다.
거대한 팔 형태의 스패로우는 AI를 기반으로 물건의 크기와 질감을 감지한다. 아마존 전체 재고의 65%가량을 식별할 수 있다. 작은 크기의 물건도 흡착판으로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단단히 집어 상자에 옮긴다. 당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봇이 상품을 집고 분류하는 ‘주문 피킹’은 자동화의 마지막 개척지”라고 전했다.
국제로봇연맹은 현재 300만 대 이상의 로봇이 전 세계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창고 자동화 시장이 연평균 23% 성장해 2030년 500억 달러(약 61조7500억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신비월드 9화 ‘코로나19 끝나니, 로봇과 취업 경쟁하라고?’ 참고)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할 인공지능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2023년이 인공지능에 획기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해 12월 미 샌프란시스코의 AI 연구 회사 ‘오픈에이아이(Open AI·오픈AI)’는 언어 생성 인공지능 모델 ‘챗지피티(ChatGPT·챗GPT)’의 시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40일 만에 1000만 명 넘는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인 GPT는 ‘미리 학습(Pre-trained)’해서 문장을 ‘생성(Generative)’할 수 있는 생성AI다. 사용자가 음성이나 텍스트, 이미지를 입력하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답을 내놓는다.
챗GPT는 이전까지 나온 챗봇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난도 높은 학술논문과 에세이, 시, 소설, 보고서 등을 단숨에 써냈다.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 1초 안에 답을 내놓는다.
2019년과 2021년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23일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블룸버그통신은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총 100억 달러(12조3000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 ‘로봇’ 등장 100주년
챗GPT과 유사한 인공지능 ‘클로드(Claude)’는 올해 대학까지 입학했다.
미 조지메이슨대 경제학 교수는 19일 클로드가 블라인드 채점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클로드는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법과 경제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답안을 제출했다. FT는 “맥킨지 보고서를 베낀 것처럼 보이는 답안”이라면서도 “실제 학생들의 답안보다 낫다는 교수들의 의견은 우리를 조금 슬프게 만든다”고 평했다.
노던미시간대 철학과에서는 한 학생이 챗GPT가 쓴 에세이를 제출해 최고점을 받을 뻔한 일도 있었다. 이 에세이의 수준에 놀란 안토니 아우만 교수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인터넷을 제한하고 다시 작성하게 했다.
워싱턴대와 버몬트대는 표절을 정의하는 학내 규정에 ‘AI를 활용한 표절’을 포함하기로 했고, 뉴욕주 교육부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저해한다”면서 지역 공립학교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챗GPT에 접속할 수 없게 했다. 조지워싱턴대와 럿거스대, 애팔래치안주립대는 챗GPT 때문에 오픈 북 과제를 줄이고 있다.
학교에서는 비상이 걸렸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가장 뜨거운 주제다. 챗GPT 기술을 기업이 활용하면 콘텐츠를 만들거나, 24시간 365일 고객들의 질문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행동을 파악해 비즈니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2023년 다보스 포럼 회의장을 챗GPT 토론이 계속 지배했다”고 전했다. 다보스 포럼은 총회를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생성AI를 ‘게임 체인저’로 정의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똑똑해질수록 자동화의 영역은 빠르게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리서치사인 포레스터는 ‘2020년~2040년 일자리 미래 전망’ 보고서에서 도매와 소매, 운송, 숙박 및 레저 부문에서 자동화로 일자리 약 1370만 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보고서는 재생 에너지, 스마트 도시 및 인프라 전문 서비스 등에서 약 285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로봇’이라는 개념은 1920년 SF 연극 ‘로숨 유니버설 로봇(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작품)’에서 처음 등장했다. 1923년 30개 언어로 번역됐다. 로봇이 세상에 알려진 지 올해로 딱 100년이 된 셈. 2023년 로봇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관심 있게 보자.
● 2023년 눈여겨볼 기업은?
자동화 기술과 더불어 올해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으로는 어떤 곳이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전기차,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자동차 기업 중 가장 화제가 된 브랜드는 단연 ‘테슬라’였다. 올해에는 다른 의미에서 테슬라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까지는 시장과 산업을 주도했다면, 올해부터는 저가 전기차와 고급차 브랜드 사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일 것 같아서다.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시대’가 눈앞에 있다.
전기차(EV) 시장에서 고급차 회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아디다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에어버스 ASML CATL 디즈니 이베이 등 ‘2023년 주목해야 할 50개 기업’을 소개했는데, ‘포르쉐’가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포르쉐는 2023년 전기 자동차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포르쉐의 전 모델이 사랑받았다. 전기차 전환이 경기침체를 일정 방어할 것”이라고 평했다. BMW가 소유한 영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도 첫 번째 EV 모델인 스펙터(Spectre)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고가 자동차 브랜드들의 EV 시장 진출이 시장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사랑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약 7900만 대 감소로 10년 전보다 낮았다. 2021년보다는 1.3% 적었다. 그러나,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8%를 더 팔았다. 페라리 역시 2022년 1~9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2일 ‘가장 비싼 차가 빨리 팔린다’는 글에서 지난해 고급차 브랜드들의 여전한 활약상을 분석했다. 반면, 고급차의 전기차 전환에 대해서는 “평범한 전기차도 페라리만큼 빨라 기존 고급차가 지녔던 매력을 무디게 만든다”며 ‘물음표’를 던졌다 포르쉐, 페라리 전기차 모델은 어떤 매력을 어필할까. 고가차 브랜드의 전기차 전환이 궁금해진다.
● 흔들리는 ‘테슬라’, 칼 가는 ‘도요타’
테슬라 독주 체제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지난해 186만 대의 인도량을 기록했다. 테슬라(130만 대)를 거뜬히 제쳤다. 비야디가 주로 중국에서 판매되기는 했지만, 테슬라 역시 중국을 주요 판매 시장으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테슬라가 최근 중국과 미국 등에서 전기차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비야디가 생산·판매에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올해 인도량이 지난해 보다 껑충 뛴 300만 대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저가 차량만 내놓는 것도 아니다. 블룸버그는 “비야디가 2023년 고급 스포츠실용차(SUV)와 스포츠카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지난달 전했다.
현대차도 EV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분기(1~3월)에는 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75.8%)에 이어 점유율 2위(9.0%)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비월드 18화 ‘우리 현대차가 달라졌어요’ 참고) 폭스바겐(4.6%)과 포드(5.4%)를 제쳤다.
전기차 관련해 칼을 갈고 있을 도요타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현재 도요타는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친환경 단체들은 지난해 11월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에게 공개서한까지 보냈다. 전기차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블룸버그는 6일 ‘일본차에 대한 세계의 사랑이 시들어가고 있다’는 글에서 “도요타는 미국 신차 판매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지만,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EV를 선택하면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지난해 전기차로 이동한 운전자들이 몰았던 차량은 주로 도요타와 혼다였다”라고 밝혔다. 도요타가 전기차 전환에 늦어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럼에도 도요타의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도요타는 최근 세계 신차 판매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대대적인 투자 계획도 밝힌 상태. 도요타는 2021년 9월 “2030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1조5000억 엔(약 16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도요타는 테슬라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까지 꺼내 들었다. 지난달 25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기차 생산 체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테슬라, 현대차처럼 자동차 골격 역할을 하는 플랫폼(차대)을 전기차 전용으로 새로 만들기로 한 것.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차량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식이다.
도요타는 전기차 전용 기본 설계로 생산 효율과 비용 경쟁력을 높여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에 대항한다는 계획이다.
● “테슬라가 유일한 전기차가 아니란 것을 깨닫고 있다”
신흥국들도 전기차 생산에 도전하면서 ‘1국 1전기차 시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베트남 전기차 회사 빈패스트는 ‘CES 2023’에서 여러 SUV 모델을 공개했다. 이 차들은 미 교통안전국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빈패스트는 2028년 전기차 판매 100만 대를 목표로 세웠다.
튀르키예 업체 토그도 지난해 첫 전기차 모델인 ‘C-SUV’ 생산을 시작했고, 일본 전자업체 소니 역시 완성차 업체 혼다와 손잡고 첫 번째 전기차 ‘아필라(2026년 양산 예정)’를 선보였다. 타 기업의 전기차 생산을 테슬라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의 정보기술(IT) 전문기자 파하드 만주는 지난해 말 “미국인들이 테슬라가 유일한 전기 자동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세련되고 장거리(충전 후 주행거리)를 달릴 수 있으며 기능이 풍부한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단연코 최고였지만 모두 과거의 일”이라면서 “지난 2년 가격과 디자인, 기능이 각기 다른 다양한 EV를 테스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차들이 나오면서 테슬라가 덜 돋보이게 됐다는 평가다.
전기차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 중이다.
블룸버그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60% 성장해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약 3000만 대의 전기차가 전 세계 도로 위를 누비고 있다. 2020년 말 1000만 대 수준에서 3배로 증가한 것. 지난해 9월까지 독일과 영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15%가, 중국에선 20% 이상이 전기차였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올해도 테슬라가 추격자들을 따돌릴 만큼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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