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생 2년을 앞두고 재한 미얀마인들이 서울 도심에 모여 미얀마 군부 정권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한국에 사는 미얀마인 100여명(주최 측 추산) 등은 29일 낮 12시께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 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인근에 모여 군부 정권 규탄 집회를 열었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군부는 수치 고문을 비롯한 반군부 진영 인사들을 가두고 저항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쿠데타 직후 시작된 시민불복종운동(CDM)도 오는 내달이면 2년을 맞는다.
재한 미얀마인들은 이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의 군부 쿠데타는 불법행위이고 반란 세력은 최악의 테러그룹”이라며 “군부 해체와 국민이 선출한 국민 정부의 통치, 내전 종식과 연방 국가 수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군부독재 종식 원년 2023’이 적힌 붉은색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나섰다.
소모뚜 NUG(쿠데타 이후 민주세력이 꾸린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 사무처장은 “올해는 우리가 (미얀마 군부와) 2년 동안 열심히 싸운 결과가 나오는 해”라며 “2023년에는 무조건 군부독재를 몰아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 그 첫 번째 집회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미얀마 국가도 울려 퍼졌다. 자국민을 학살한 미얀마 군부의 퇴진과 “국민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가 들어서기”를 염원하면서다. 이들은 미얀마 군부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위로 들어 올린 채 노래를 불렀다.
최근 미얀마 군부가 올해 총선을 앞두고 개정한 선거법 등도 비판했다.
외신에 따르면 군부는 군부가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분류한 정당이나 후보의 총선 출마를 금지하는 내용의 새 선거법을 발표했다. 이에 이들은 “군부가 전국 각지에서 선거인 명부를 작성한다는 핑계로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을 특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군부가 실시하는 선거는 불법적인 사기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또 이들은 일부 한국 기업의 미얀마 내 사업이 미얀마 시민들을 학살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따무 사무처장은 “한국이 과거 미얀마와 같은 아픔(군부 독재)을 겪어온 만큼 지난 2년간 큰 관심을 가지고 연대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면서도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는 일부 한국 기업이 군부가 총알을 만드는 데 쓰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내 시민단체들도 연대 발언을 진행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는 “불교국인 미얀마에서 불교의 가장 엄한 계율인 살생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한국 조계종과 스님들은 미얀마 민주 투쟁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두 시간여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들은 주한 미얀마대사관 무관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미얀마대사관까지 행진하며 이날 집회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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