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太사령부 참모장 출신 아시아통
“中, 내년 美-대만선거 틈타 전쟁준비”
휘하 지휘관들에게 전투 대비 지시
中 “양국 긴장 고조-불신 부추겨” 비난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현역 미국 4성 장군이 2025년 양측이 대만을 두고 전쟁을 벌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당초 미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통일 시도와 관련해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이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4연임이 결정되는 2027년을 주시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침공 시점이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최근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내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 “내년 美·대만 대선, 中에 전쟁 기회”
미 NBC방송은 마이클 미니헌 공군 공중기동사령관(56·사진)이 휘하 지휘관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내가 틀렸으면 좋겠지만 내 직감은 우리가 2025년 중국과 싸우게 될 것 같다는 것”이라며 전쟁 대비를 지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미니헌 사령관은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3연임을 확정지었고, 전쟁자문위도 구성했다”며 “2024년 대만 총통 선거와 같은 해 치러지는 미 대선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중국에 대만 침공의 계기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시 주석의 이유(reason)와 기회(opportunity)가 모두 2025년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미국과 대만 모두 대선을 치러 미중 갈등 대비에 상대적으로 덜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시 주석이 내년 대대적인 준비를 거쳐 2025년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미니헌 사령관은 주한미군 참모장, 인도태평양사령부 참모장 및 부사령관을 지낸 미군 내 대표적인 아시아통이다. 2021년 10월부터 공군기동사령부 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공군기동사령부는 약 5만 명의 미군과 약 430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군 수송 및 급유 등을 담당한다.
NBC는 “이 메모는 공군기동사령부 내 모든 비행단 및 작전사령관에게 하달됐다”고 보도했다. 또 미니헌 사령관이 중국과의 전투 준비를 위한 주요 노력을 다음 달 28일까지 보고하도록 명령했다고 전했다. 공군기동사령부 대변인 또한 이 메모를 미니헌 사령관이 작성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중국에 대한) 억지력이 실패할 경우 잠재적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 ‘2027년 대만 침공설’ 앞당겨지나
미 국방부는 진화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니헌 사령관의 언급이 국방부 시각을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역 4성 장군이 구체적인 대응 태세를 강조하며 지시 사항을 하달한 것이라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해 “우리는 시 주석이 2027년이 지나기 전에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으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 시간표를 훨씬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참모총장도 지난해 10월 “2027년을 얘기하지만 내 생각엔 올해나 내년 (중국의 대만 침공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일본 또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대만과 가까운 오키나와현 5개 낙도(落島) 주민 및 관광객 약 12만 명을 규슈로 피란시킬 방법을 검증하는 도상(圖上) 훈련을 3월 중순 처음 실시한다고 29일 전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이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신을 부추긴다”고 비난했다. GT는 해당 발언에 대해 다음 달 5, 6일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의 위협을 과장해 양자회담 등에서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한 미국의 의도가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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