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 방어에 사활거는 이유?…동남부 전선은 ‘티타늄’ 다량 매장지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30일 15시 00분


미국과 유럽이 똘똘 뭉쳐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와 관련해 새로운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주(현지 28일 발행)자 보도에서 미 의회 및 방산업계, 외교안보 싱크탱크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티타늄을 두고 벌어지는 전투”를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을 따라 대량의 티타늄 매장지가 펼쳐져 있다. 러시아군 점령지 중에는 최소 2곳의 티타늄 매장지가 있다.

티타늄은 전투기, 헬리콥터, 군함, 탱크, 장거리 미사일 등 고급 군사 응용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가벼우면서도 강한 금속이다. 미래 안보 경쟁의 승자를 결정 짓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미 국무부는 티타늄을 경제 및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35가지 광물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국이 전부 우방국은 아니란 사실은 미 안보의 우려 요소다.

미 지질연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23만1000여톤의 티타늄 스펀지(티타늄을 유통하기 좋게 가공한 것)를 생산, 전 세계 생산량의 5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일본이 17%, 러시아가 13%였다.

티타늄 스펀지 7대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4000여 톤을 생산했지만, 실제 티타늄 매장량은 러시아보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티타늄 매장량이 상당한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우방이 되면, 러시아와 중국에 의존해온 잠재적 안보 위협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미 의회에 지출된 연례국방비지출 법안에는 “중국과 러시아 자원의 잠재적 대안으로 우크라이나 티타늄 자원을 활용토록 타당성 조사를 하라”는 지시가 담겼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 의회 직원은 뉴스위크에 “우크라이나에는 희토류 광물 매장량도 상당히 많다”며 “우리가 제대로 플레이한다면 현재 많이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자원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는 서방 전역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게 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느냐’는 논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앞으로 더 많이 거론될 주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티타늄을 제대로 확보하기만 하면 이번 러시아의 침공 사태 이후, 중국과의 끓어오르는 갈등 국면에서도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미 의회 직원은 “확실히 틈새 시장이고 우크라이나의 급박한 군사적 필요만큼 주목받진 못해도 우리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렉 유스텐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경제 보좌관은 뉴스위크에 “우리는 티타늄과 리튬을 보유하고 있다. 둘 다 현재 수요가 많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로선 이 같은 광물 자원이 서방에 거액의 전후 재건·부흥 기금을 요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미 육군참모대학 러시아 연구교수를 지낸 스테판 블랭크 포린폴리시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 끝난 뒤 몇 달 내로 상당량의 티타늄을 서방에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국가 전체를 위에서 아래로 재건해야 하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티타늄 사업에 미·유럽 기업들이 뛰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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