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부를 가로지르는 총연장 1400km 고속도로 상에서 분실된 방사성 물질 캡슐이 수색 6일 만에 발견됐다. 스티븐 도슨 서호주주(州) 비상대책부 장관은 1일(현지 시간) “말 그대로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았다”며 길바닥 자갈들 옆에 있는 캡슐 사진을 공개했다.
문제 캡슐은 광산업체 리오틴토의 광산용 밀도측정기에 쓰이는 것으로 직경 6mm, 길이 8mm에 불과하지만 방사성 물질 세슘-137이 들어있다. 분실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5일 호주 당국은 긴급 문자메시지를 국민에게 발송해 “가까이 가면 화상 등 피부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헀다. 앤디 로버트슨 서호주 보건국장은 “캡슐 반경 1m 안에 1시간 있으면 엑스레이를 10번 받는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호주 당국은 지난달 26일 원자력·방호·비상관리 전문가들을 긴급 소집해 서울에서 부산(450km)을 세 번 오가는 길이를 수색하는 비상 작전에 나섰다. 이들은 특수 방사선 탐지 차량에 타고 시속 70km로 달리며 도로를 훑었다. 수색 7일째인 1일 광산에서 약 200km 떨어진 지점에서 감지량이 급증한 순간 차를 세운 요원들은 휴대용 탐지 장비로 길가를 샅샅이 뒤진 끝에 도로에서 2미터정도 떨어진 곳에서 캡슐을 찾았다.
이 캡슐은 밀도측정기를 담고 있던 트럭 보관함 볼트가 운행 중 진동으로 느슨해지면서 측정기에서 빠져 나와 차량 틈새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먼 트롯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가 요청하면 수색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일 기자회견에서 “방사성 물질을 안전하게 취급하지 못할 경우의 처벌 수준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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