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투기를 동원해 자국 영토를 침입한 중국의 정찰풍선을 격추하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려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예기치 않은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알렸다”며 “미국이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절제된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것을 분명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정찰풍선이 지상 인원에게 군사적, 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미 국방부 대변인이 밝힌 것을 인용하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며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미 공군 소속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를 동원해 자국 영공에 들어온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오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을 통해 F-22 전투기를 동원해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 약 6만∼6만 5천ft(약 18∼20km) 고도에 있던 풍선을 AIM-9X 공대공미사일 한 발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정찰풍선을 지난달 28일 처음 확인했고 지난 1일 격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버스 3대 크기에 달하는 풍선 잔해로 인한 지상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보류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정찰풍선이라고 지목한 비행체가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며 비행선의 통제력 상실에 의해 불가항력적으로 미국에 진입했다며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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