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10대 여성을 성추행하고 촬영한 일본 장례식장 직원이 집행유예를 받았다. 일본 법원은 시신의 물리적 훼손이 없다는 점을 주목했다.
일본 방송 니혼테레비(NTV)에 따르면 지난 4일 시신 안치소에 불법 침입하고, 카메라로 시신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장례식장 전 직원 시노즈카 타카히코 씨(42·남)가 도쿄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시노즈카는 장례식장 근무 당시 여성 시신의 신체를 만질 목적으로 시신 안치소에 불법으로 침입했고 여성의 시신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장례식장 내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시신에 외설 행위를 반복하고 불법 침입하는 등 상습적인 범행이 있었다”며 “편향된 성적 취향을 근거로 범행의 뿌리가 상당히 깊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본 현행법상 시신을 성추행하는 등에 대해서는 죄를 물을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시노즈카에 대해 불법 침입 혐의만 적용해 판결을 내렸다. 시신에 대한 물리적 훼손이 없어 시신손괴죄도 성립하지 않았다.
시노즈카는 공판 당시 “죽은 여성의 몸을 만져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성적 욕구가 있어서 당시 만지고 싶은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다”며 “최근에는 사진 찍는 게 스릴 있어서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두 자녀를 둔 가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모친 A 씨는 이 같은 사실을 딸의 장례가 끝난 지 1년 만에 알게 됐다. A 씨는 시노즈카가 선고를 받을 당시 딸의 영정을 들고 재판을 방청했다.
A 씨는 “이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공판 내내 눈물을 쏟았다. 퇴정하는 시즈노카를 향해선 “그런 짓을 저지른 기분이 어땠냐”고 떨리는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판이 끝난 이후 A 씨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내 아이에게 그런 짓을 한 뒤 무슨 기분으로 장례식장에서 매일 나랑 만났는지 모르겠다”며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과가 없었고, 오늘 방청석에도 한 번도 인사하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난다.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이 죽고 나서도 그런 일을 겪게 해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밝혔다.
A 씨는 일본 현행법상 시신을 성추행하는 외설 행위에 대해 죄를 물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시신 성추행을 처벌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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