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母와 탯줄 연결돼 있어…지진 잔해 속 신생아 구조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8일 10시 33분


라얄 아부 라할 AFP 베이루트 지부 보도국장 트위터 ‘@LayalAFP’ 갈무리
라얄 아부 라할 AFP 베이루트 지부 보도국장 트위터 ‘@LayalAFP’ 갈무리
튀르키예(터키)·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시리아에서만 2000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숨진 엄마와 탯줄이 연결된 갓난아기가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에 따르면,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국경 인근 시리아의 작은 마을 진데리스에서 5층 아파트 건물 잔해 속 갓 태어난 여자아이가 구조됐다. 지진 10시간 만에 발견된 이 아기는 탯줄도 떼지 못한 채 울고 있었다고 한다.

트위터에 올라온 구조 당시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아기를 들고 건물 잔해 위를 빠르게 뛰어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먼지투성이인 아기는 팔다리가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이다. 또다른 남성은 아기를 감싸라는 듯 뛰어가는 남성을 향해 담요를 던지기도 했다.

트위터 ‘@Muhammad Smiry’ 갈무리
트위터 ‘@Muhammad Smiry’ 갈무리
아기의 어머니는 아프라 아부 하디야로, 출산 직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친척인 라마단 슬레이만은 아기가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라고 AP통신에 밝혔다. 하디야의 남편과 네 자녀, 하디야의 여동생 등 다른 가족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디야의 이웃인 여성이 아기의 탯줄을 자른 뒤 다른 주민들은 아이를 인근 마을에 있는 어린이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담당 의사인 하니 마루프는 “병원 도착 당시 아기는 타박상, 열상, 35도의 저체온 증세를 보였으나 지금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마루프는 “체온 상태를 볼 때 아기는 발견되기 몇 시간 전, 즉 지진 발생 이후에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발견이 한 시간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는 죽었을 것이다. 지진 직전에 태어났다면 아마 추위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기의 몸무게는 3.175㎏으로, 신생아 평균 수준이라고 마루프는 전했다. 그는 “아기가 임신기간을 거의 다 채운 상태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유일한 걱정은 아기의 등에 난 멍인데, 척추에 문제가 없는지 계속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이날 지진 사망자 수가 1900명을 넘어섰다. 정부와 반군 통제 지역을 합쳐 1932명의 사망자와 40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악천후까지 겹치면서 구조작업이 지연돼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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