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3잔 값으로 담요 5개 살 수 있어” 한글로 기부 호소한 튀르키예인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8일 11시 55분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말라티아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올라가 기도하고 있다. 지진 피해 주민들은 영하의 기온에도 불구하고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말라티아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올라가 기도하고 있다. 지진 피해 주민들은 영하의 기온에도 불구하고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튀르키예에서 연이은 강진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 튀르키예인이 한글로 피해 상황을 알리며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과 튀르키예의 물가를 언급하며 한국인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튀르키예의 수도 이스탄불의 한 방송국 디지털 프로듀서로 근무하는 셀린 규네르씨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 비상사태입니다. 튀르키예는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며 “튀르키예에서 집이 무너져 수천 명의 사람들이 거리에 있는 상태”라고 했다.

규네르씨는 이어 “침낭, 담요, 이유식, 식품 지원과 같은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지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받는 튀르키예 공식 기관들의 주소를 같이 첨부했다.

현재 성금을 받고 있는 튀르키예 공공기관은 재난관리청(AFAD), 재난 수색 및 구호를 위한 비영리단체(AKUT), 구호단체 아나톨리아민중평화토대(AHBAP) 등 세 개로 알려졌다.

규네르씨는 “한국과 튀르키예의 통화 가치 차이가 커서 커피 3잔 값으로 담요 5개를 살 수 있다”며 “여러분이 작다고 생각하신 기부가 튀르키예를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한국인 누리꾼들이 기부명세를 인증하며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한국인 누리꾼은 기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면서 기부를 독려하기도 했다.

기부를 호소하고 있는 셀린 규네르씨. @ariel_celine_트위터 캡처
기부를 호소하고 있는 셀린 규네르씨. @ariel_celine_트위터 캡처


규네르씨는 이에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배려해주셔서 눈물이 난다. 제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를 다시 알게 됐다”며 “제 글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했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형제의 나라 도움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규네르씨는 2018년부터 트위터에 한글로 글을 올리며 한국 네티즌들과 소통해온 바 있다. 그는 현재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상황을 한글로 알리며 각국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일(한국시간) 오전 10시 17분경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서북서쪽 37km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강진이 발생하자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24분경 가지안테프 북쪽 108km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다시 발생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인접 국가 시리아 등에서 최소 78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 중 튀르키예에서만 5894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악천후와 장비 부족으로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어 앞으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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