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 피해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딸의 손을 차마 놓지 못하는 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부정(父情)이 세계인을 울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튀르키예 남동부의 도시 카라만마라슈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서 주황색 옷을 입은 한 남성은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팔을 뻗어 딸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사진 속 남성은 메수트 한제르로, 열다섯 살 딸인 이르마크 한제르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르마크는 강진 당시 침대에 누워 있다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창문, 벽돌 등 잔해에 깔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는 아직 이르마크를 잔해 더미에서 빼내지 못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진 속 안타까운 부녀의 모습만큼 카라만마라슈의 고통을 잘 드러내는 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772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직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고 여진도 100번 넘게 발생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지에서는 최소 1만6139팀이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매분, 매시간이 지나면 살아 있는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다음 주에 사망·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며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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