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 시리아 북부서 자매 발견
둘 다 무사히 구조돼 병원 치료중
교황, 9개 언어로 세계에 지원 호소
“우리를 여기서 꺼내 주세요. 뭐든 할게요. 하인이 될게요.”
시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 하람의 7세 소녀 마리암은 6일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여동생 일라프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혔다. 마리암은 36시간 만에 도착한 구조대를 향해 어린이가 흔히 쓰지 않는 ‘하인’이란 말까지 써 가며 간절히 구조를 호소했다.
그 와중에도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한 콘크리트 벽으로부터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일라프의 머리를 감쌌다. 구조대는 “울지 마”라고 자매를 달랜 뒤 작업을 시작했다. 천신만고 끝에 구조된 둘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8일 미국 CNN이 보도한 마리암 가족의 사연은 지진 당시 참상을 짐작하게 한다. 자매를 포함한 세 아이의 아버지인 무스타파 알 사예드 씨는 지진 당시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고 잔해가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이틀을 머물렀다”고 토로했다. 인간이라면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극한의 공포를 겪었다고도 했다.
지진 다음 날인 7일 구조대가 이 가족의 집에 도착했을 때 세 자녀 중 마리암과 일라프는 무너진 침실의 벽 사이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사예드 씨는 구조대가 아니었다면 딸들을 잃었을지 모른다며 “나와 아내, 세 아이 모두 살아 있다. 가족을 구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지지 세력과 반군이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자매가 구조된 지역은 반군이 통치한다. 오랜 내전으로 사회 인프라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지진까지 겹쳐 8일 오전까지 최소 2500여 명이 숨졌다.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인 유엔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지진 전에도 이미 생존을 위협받고 있었다”면서 “지진이 이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7일 트위터에 영어 등 9개 언어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진심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구체적인 지원이 끔찍한 비극에서 그들을 구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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