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고립된 열살 소녀가 90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이라고 보는 72시간이 지났지만 극적으로 생환한 것이다. 소녀가 가장 먼저 찾은 음식은 우유였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튀르키예 강진으로 하타이주의 건물 잔해에 깔린 열살 소녀가 지진 발생 90시간 만에 구조됐다. 구조대는 잔해 근처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7시간 동안 구조 작업을 벌여 소녀를 무사히 구출했다.
소녀가 구조된 뒤에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우유를 마시고 싶다는 것이었다. 소방당국은 “큰 기쁨과 박수 속에 소녀가 들것으로 옮겨졌다”며 “소녀는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각 현재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은 지났지만 생존자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 고립된 다섯살 소녀와 부모가 73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AP통신은 “아직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영하의 날씨 속에 구조대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시리아 정권이 사태 수습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황에서 구조 작업을 주도하는 반군 측 민방위군 ‘화이트 헬멧’은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90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알렸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최소 2만1051명이다. 2011년 1만8500명이 숨진 동일본 대지진의 희생자 숫자를 넘어선 것이다. 골든타임이 지난 상황이라 희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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