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숨쉬기 힘들었던 ‘아야’ 안정 상태
입양 대신 친척이 데려가 돌볼 듯
구조된 10세 소녀 “우유 주세요”
“우유를 주세요.”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동부 하타이주 안탈리아. 어두컴컴한 건물 잔해 아래 있던 10세 소녀 힐랄 살람은 매몰 약 90시간 만에 자신을 발견한 구조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람이 들것에 실려 나오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현장에 있던 다른 구조대원은 “잔해 밑에서 소리가 들렸다. 7시간 동안 조심조심 콘크리트 조각과 흙을 걷어낸 결과 살람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살람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덮친 강진 발생 나흘째인 이날,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났지만 가슴 훈훈한 사연은 끊이지 않았다.
앞서 지진 발생 10시간 만인 6일 오후 시리아 북부의 무너진 5층 아파트 잔해 속에서 탯줄을 달고 구출된 갓난아기를 입양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9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 갓난아기가 입원 중인 시리아의 어린이병원에는 아기 입양을 문의하는 전화가 수십 통 걸려 왔다. 소셜미디어에도 아기 입양 방법을 묻는 글이 수천 건 올라왔다.
어린이병원 측은 이 아기를 아랍어로 기적이라는 뜻의 ‘아야’라고 부르며 극진히 돌보고 있다. 다만 아야 입양은 쉽지 않을 것 같다. AP통신은 아야 종조부(아야 아버지의 삼촌)인 살라 알바드란 씨가 아야가 퇴원하는 즉시 데려가 돌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몸 곳곳에 멍이 있고 숨쉬기도 힘들어했던 아야는 현재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피해 현장에서는 기적 같은 생존자 구출 소식이 이어졌다. 10일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한 터키인 어머니와 딸이 사고 발생 92시간 만에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함께 구출됐다. 9일 카라만마라슈 파자르즈크에서는 어머니와 두 아들이 78시간 만에 생환했다. 어머니는 구조대원을 보자 “아이들이 먼저 나가야 한다”라고 첫 마디를 뗐다고 CNN은 전했다. 튀르키예 국영 TRT방송에 따르면 아드야만에서는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82시간 만에 구조됐다.
댓글 0